by편집기획부 기자
2011.01.27 10:01:03
[이데일리 김민화 리포터]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지난 26일 광주 5.18 묘역 참배과정에서 희생자인 박관현 전남대 총학생회장의 상석(床石)에 발을 딛고 올라서 논란이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왼쪽 어깨가 매우 불편한 안 대표는 처음에는 오른손만 비석에 올렸으나 관리소장이 두 손으로 비석을 감싸듯이 하라고 하여 왼손을 올리려다 보니 불편한 어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석에 가까이 갈 수밖에 없었다"면서 "두 손을 비석에 얹고, 안상수 대표는 오로지 진정하게 추모의 예를 올리는 데에만 몰두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이유를 막론하고 상석에 발을 올려놓게 된 것에 대해서 안상수 대표께서는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하셨다"면서 "하지만 추모 과정에서의 참배자 모두의 뜻은 진정한 추모를 위한 마음만이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현장에서 보온병을 포탄이라고 말하고, 성형하지 않은 여성을 `자연산`에 비유하는 등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홍남순 변호사의 상석을 밟고 정몽준 전 대표가 5.18 묘역에 화환을 보낸 사실을 언급한 뒤 "상석을 밟은 것은 5.18 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짓밟는 것"이라며 "안 대표가 대표로 남아 있으면 한나라당은 국민과 조상님들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은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는 바로 이럴 때 필요한 말"이라면서 "5.18 유족들과 광주시민들에 대해 안상수 대표의 전광석화 같은 사죄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우위영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안상수 대표가 광주 5.18묘역에서 5.18 광주영령의 상석에 올라서는 황당한 행동을 해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상석은 망자에게 드리는 제물을 올리는 상으로 이를 함부로 밟고 올라서는 것은 예로부터 금기시되어왔을 뿐 아니라,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묘비의 상석을 밟는 행위는 실수라기보다는 기본 소양에 관한 문제이고 집권 여당 대표가 한 행위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어이없는 일"이라며 "변명하지 말고 깨끗하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5.18 관련 4개 단체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5.18 민주화 영령이 잠들어 있는 묘역의 상석을 밟는 것은 5월 영령에 대한 큰 결례이며, 정부 여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의 바른 행동이 아니다"라며 "크게 뉘우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