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강국)⑧LG폰, 이젠 `당당한 글로벌 3强`

by류의성 기자
2009.08.31 11:07:09

고객 인사이트 반영 휴대폰 국내외서 `인기`
실적 호조 및 브랜드 인지도 상승..문화 마케팅 활발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풀터치폰이 대세인데, 폴더 스타일이라니요? 롤리팝(Lollipop)은 못 뜹니다." 
"롤리팝(Lollipop)이요? 이름이 도대체 그게 뭡니까? 반대입니다"

올 상반기 국내 휴대폰 시장 최고의 히트모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LG전자(066570)의 신세대 폴더폰 롤리팝. 이 휴대폰은 이렇게 사내의 격렬한 반대 속에 탄생했다.

롤리팝은 애초 기획단계부터 철저하게 `1723세대(17~23세)`를 타킷으로 한 제품이었다. 개성이 강한 젊은 세대에 어울리는 제품명과 기능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인 것.
 
패션, 춤, 노래 3가지를 주요 컨셉으로 잡은 롤리팝 광고와 뮤직비디오는 순식간에 젊은 세대에 파고들었다. 이와 함께 휴대폰 롤리팝도 `1723세대`들에게 강하게 각인됐다. 
 
롤리팝은 현재까지 55만대가 팔렸다. 곧 60만대 판매 고지도 넘어버릴 태세다. 롤리팝의 인기는 `1723세대`외에도 20대 중후반, 심지어는 30대로도 확대됐다.




 
 
 
 
 
 
 
 
 
 
 
 
 
 
 
 
 

 
LG전자는 내부적으로 올해 상반기 우수 개발 휴대폰 모델로 `롤리팝`과 `쿠키`를 선정했다. 이와 관련,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은 "롤리팝으로 `1723세대`에서 주도권을 잡았으니 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후속 개발 모델을 만들어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롤리팝에서 보듯 고객층을 세분화 해 성공을 거둔 LG전자의 휴대폰 전략은 와인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와인폰은 큰 화면과 쓰기 쉬운 문자 및 인터넷 기능, 라디오 기능으로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200만대 이상 판매된 스테디셀러폰이다.
 
LG전자는 휴대폰 대세인 풀터치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롤리팝이나 와인폰처럼 확실한 계층· 연령별 세분화 전략을 갖춘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 LG전자의 이런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안 사장은 올해 초 "올 연말 글로벌시장 점유율 10%, 오는 2012년에는 글로벌 2위 휴대전화 제조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의 말은 연말까지 갈 것도 없이 지난 2분기 성적표에서 현실이 됐다.
 
지난 2분기 LG전자의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11.1%. 안 사장이 제시한 연말 목표를 일찌감치 달성해 버린 것이다. 그만큼 글로벌 2위 휴대전화 회사라는 목표가 더 가까워진 셈이다.

매출액 역시 사상최대인 4조 8000억원(4조 8181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5315억원으로, 이익률은 두 자릿수인 11%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매출과 두자릿수 영업이익률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 구성과 지속적인 원가 절감 활동이 빛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쿠키, 뷰티 등 기존 풀터치폰은 물론 아레나, 뷰티2, 보이저2, 제논 등 신규 풀터치폰 라인업을 계속 강화해 왔다.

특히 LG전자의 터치 리더십과 고객 인사이트를 기반해 경쟁사보다 6개월 먼저 내놓은 실속형 터치폰 쿠키폰의 선전이 눈부시다.
 
쿠키폰은 2분기에만 300만대 이상 판매되며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500만대를 돌파했다. LG전자 터치폰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판매된 것이다. 이에 힘입어 LG전자 풀터치폰은 지난 5월 누적 2000만대를 돌파했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 키보드 배열과 같은 쿼티 자판을 장착해 문자 및 이메일, 인스턴트 메신저 등을 빠르고 편리하게 입력할 수 있는 메시징폰 역시 2000만대 이상 판매되며 LG전자의 실적을 이끌고 있다. 



 
 
 
 
 
 
 
 
 
 
 
 
 
 
 
 
 
 
 

뼈를 깎는 원가절감 노력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선 제품 플랫폼화로 부품 표준화를 이끌어냈다. 하나의 디자인과 공통 기능을 기반으로 전세계 시장에 선보이는 제품들을 만들어내는 전략이다.
 
쿠키폰, 아레나폰, 뷰티폰 등 글로벌 히트 모델들은 글로벌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지역별로 제품을 따로 개발하지 않아도 글로벌 플랫폼에서 기본 디자인을 조금씩 변경하면 되기 때문에 개발 비용도 대폭 절감됐다.

또 부품 수급부터 고객이 주문한 제품이 배송될 때까지의 과정을 눈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별 물류 허브를 단일화해 물류 이동 비용을 절감했다.
 
해외 사업자와는 CPFR(Collaborative Planning, Forecasting & Replenishment: 판매 재고데이터를 공유, 제조와 유통업체가 공동으로 수요예측, 상품보충 등을 운영)을 강화해 적정 재고를 보유하고 물동구간을 단축하는 등 경쟁력을 확보했다.





LG전자 휴대폰은 무엇보다 `고객 인사이트(Insight: 통찰)`를 강조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쿠키폰이다. 

쿠키폰은 `비싼 가격이 풀터치폰 구매에 장벽이 된다`는 고객 의식 조사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200유로 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7.62cm(3인치) 풀 터치스크린에 다양한 종류의 위젯(Widget) 등 최신 멀티미디어 기능을 탑재해 모든 연령층이 쉽게 접할 수 있게 했다.

최근 한 달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선 쿠키폰은 올해 안으로 `초콜릿폰`과 `샤인폰`에 이은 `텐 밀리언 셀러`에 등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쿠키폰은 지난해 10월 말 유럽에서, 올해 3월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이래 해외 60개국에서 530만대, 국내에서만 70만대가 각각 판매됐다.



 
 
 
 
 
 
 
 
 
 
 
 
 
 
 
 
 

특히 8월초 유럽 시장에서는 일 최대 판매량 1만7000대, 주간 최고 10만대를 돌파하는 등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레나폰도 터치폰 사용이 어렵다는 고객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기획된 휴대폰이다.차세대 3D S-Class UI(User Interface: 사용자 환경)를 채택한 제품으로 강력한 멀티미디어 기능이 특징이다.
 
아레나폰은 유럽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와 삼성, LG `新 3강 구도`를 구축한 휴대폰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얘기다.
 
아레나폰 판매 호조로 2분기 유럽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35% 증가했고, 유럽 주요 국가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10% 이상 상승했다.
 
또 러시아와 중동, 홍콩에서는 은색보다는 검정색 제품이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고객 인사이트에 기반해 남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아레나폰 마케팅에 집중, 판매를 확대하는 성과도 올렸다.



LG전자는 다양한 문화 마케팅으로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한편, 주 소비계층인 젊은층의 마음도 사로잡고 있다.

문자라는 친숙한 휴대폰 기능으로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이라는 새로운 모바일 문화를 소개하는 `모바일 월드컵 2009`를 진행하고 있다.

모바일 월드컵은 문자를 누가 얼마나 정확하게 보내느냐를 겨루는 대회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 2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참가국가가 4개국에서 올해 16개국으로 대폭 확대됐으며 총 상금도 100만 달러(약 13억원) 규모로 커졌다.


 
 
 
 
 
 
 
 
 
 
 
 
 
 
 

LG전자는 문자 빨리 보내기 외에도 ▲게임 전문업체인 EA사가 제작한 휴대폰 게임대회 ▲UCC영상 및 사진 콘테스트인 `모바일 팝 아트`(Mobile POP ART) ▲유명 연예인이 참여하는 갈라 콘서트(GALA Concert)  ▲ 비보이 챔피언십 대회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해 명실상부한 문화 축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세분화한 고객들의 욕구를 제품개발에서 마케팅까지 일치시키는 세그먼트 마케팅(Segment Marketing) 일환으로 젊은 세대가 공감하는 새로운 문화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