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시아 오일머니 공략한다
by양효석 기자
2007.12.17 14:29:26
2010년께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공장 완공
준중형·중형·SUV 차종 생산 계획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현대차(005380)가 오일머니로 급성장하고 있는 러시아에 오는 2010년까지 공장을 건설하고 현지생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러시아는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 수출확대로 급성장해 소득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루블화 강세로 인한 수입물가 하락으로 소비증가율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는 이 같은 황금시장에서 조속한 현지 생산체제를 이뤄 원가절감을 통한 본격적인 이익창출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러시아 수입차 시장점유율 10∼11%대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아성을 지켜간다는 계획이다.
| ▲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왼쪽 여섯번째)이 1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주지사와 러시아 공장 건설 협력에 관한 투자의향서 조인식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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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머니로 급성장..세계 5위 車시장러시아는 고유가와 소비확대가 지속되면서 내년에도 7% 내외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실질국민소득 증대로 이어져 자동차 등 내구재에 대한 구매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러시아 자동차 판매는 올해 대비 16.3% 증가한 285만대가 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러시아의 자동차 내수시장규모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5위가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 12월 총선,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로 급여인상과 투자가 더욱 확대되면서 소득증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IMF도 러시아의 1인당 GDP가 2005년 5323달러에서 2007년 8611달러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생존을 위한 로컬업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력 열세로 수입업체에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수입업체는 수입판매는 물론 현지생산을 위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어 판매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와 포드, GM 등의 완성차 공장에 대한 투자확대로 공급이 증가하면서 해외메이커 판매비중은 2006년 50.6%에서 2007년 7월말 현재 61.8%로 급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로컬업체는 저가차 및 상용차 중심의 판매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로컬업체가 주로 차지하던 저가차 시장에 중국업체들이 진입하면서 로컬업체들의 판매비중은 2006년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점유율 1위 지킨다현대차는 올 9∼11월중 러시아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점유율 10.6∼11.5%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GM, 도요타, 닛산 등 경쟁업체들이 현지생산체제에 들어가면서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으로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 건설이 필요했다.
도요타는 1억5000만달러를 투입해 연산 5만대 규모의 러시아 공장을 올 12월 생산목표로 건설작업 마무리 중이다. 도요타는 여기서 베스트셀러 차종인 캠리를 생산·판매하고, 수요에 따라 생산능력도 연산 20만대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GM은 시보레 아베오 생산을 위한 SKD공장을 건설중이며, 이르면 2008년초부터 가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또 3억달러를 투입해 2008년말 가동을 목표로 현대차와 같은 위치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추가 건설하고 있다. 연산 7만대 규모인 이 공장은 SUV모델인 캡티바를 2만5000대, 나머지는 중소형 2차종을 생산할 계획이다.
닛산도 올초 연산 5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에 돌입했으며, 폭스바겐은 올 3분기부터 CKD 생산을 개시하고 2009년까지 금형 및 페인트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해외업체들은 현지생산을 비롯해 현지에서 캐피탈 업무도 시작하며 딜러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현대차도 2010년 공장완공에 맞춰 딜러망과 AS망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0년께 러시아 공장이 완공되면 아반떼급 준중형과 쏘나타급 중형을 비롯해 최근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SUV 모델도 양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