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텔 새 CEO의 첫 구조조정…자회사 지분 반값 매각
by이소현 기자
2025.04.15 08:50:23
인텔, 알테라 지분 51% 사모펀드에 매각
립부 탄 CEO "핵심사업 집중, 재무 개선 의지"
인텔 구조조정 신호탄…"모빌아이 매각할 듯"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경영난에 빠진 인텔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된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가 인텔 자회사의 지분을 매각하며 첫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 립부 탄 인텔 신임 최고경영자(CEO)(사진=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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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자사의 프로그래밍 반도체(FPGA) 자회사 ‘알테라(Altera)’의 지분 51%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에 44억6000만 달러(약 6조3400억원)규모로 매각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인텔의 새 수장으로 부임한 탄 CEO의 첫 번째 대규모 구조조정 조치로, 침체에 빠진 인텔을 되살리기 위한 재정 확보 차원이다.
이번 거래는 알테라의 기업 가치를 87억5000만 달러(약 12조4500억원)로 평가한 것으로 인텔이 2015년 인수 당시 지불했던 약 170억 달러(약 24조1800억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전임 CEO인 팻 겔싱어 시절 무리하게 확장한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으로 인한 재정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사실상 ‘반값’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탄 CEO는 “이번 발표는 인텔이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비용 구조를 절감하며, 재무 상태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식에 인텔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장 대비 2.9% 상승 마감했다.
알테라는 통신, 국방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 가능한 프로그래밍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다. 작년 매출은 15억4000만달러로 전체 인텔 매출의 3%에 불과하며, 영업손실은 6억1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과거 인텔은 알테라를 인수한 후 반도체 생산을 대만 TSMC 대신 자체 공정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녹록치 않았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전환 작업과정에서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고, 경쟁사였던 자일링스가 급부상했다. 자일링스는 이후 AMD에 인수돼 현재는 인텔의 프로그래밍 반도체 시장 경쟁자로 자리잡고 있다.
인텔과 실버레이크와의 거래는 올해 하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거래 완료 이후 인텔은 알테라의 실적을 재무제표에서 제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알테라 매각을 인텔의 구조조정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술 분석기관 테크날리시스 리서치의 밥 오도넬은 “인텔이 앞으로 더 많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인텔이 과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 기업 ‘모빌아이(Mobileye)’도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 는 지난해 12월 한 컨퍼런스에서 “모빌아이 지분 일부를 점진적으로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