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만난 미·중 외교 장관…"소통 지속해가자"

by장영은 기자
2023.06.18 19:55:17

블링컨-친강 회담…美 국무장관 5년 만에 방중
''정찰풍선'' 이후 악화일로였던 미중 고위급 소통 재개
바이든, 정상회담 제안에 시진핑 화답할지 주목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1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회담을 가졌다. 양국 간 갈등 사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소통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외교 장관과 친강 중국 외교 부장이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AFP)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친강 외교부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쯤부터 회담을 진행했으며, 비공개 만찬을 이어가며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는 두 장관 외에 미국측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세라 베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 등이, 중국 측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 화춘잉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양타오 외교부 북미대양주사(司) 사장 등 양측 각 8명씩 배석했다.

회담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양측은 미·중간의 갈등 고조에 따른 우발적 무력 충돌을 방지할 ‘가드레일(안전장치)’에 대해 논의하고, 대만 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의 충돌 방지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 후속협의로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이 추진됐으나 올해 2월 이른바 중국측 ‘정찰 풍선’ 사태로 연기됐다.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으로 미·중 관계가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우호적인 분위기였던 첫 정상회담 이후에도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전략적 경쟁 관계라고 할 수 있는 양국 간 갈등이 크게 완화되지 못했던 탓이다.

전 세계 경제와 정치에서 패권을 차지하려는 양국의 기조에 변화가 없는 한 미·중 사이의 갈등 국면이 극적으로 전환되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의미가 있다.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 자체가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이후 5년 만이고, 2021년 1월 바이든 정부 들어 최고위급이었다. 로이터는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의 목적이 갈등 관리를 위한 개방적이고 지속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데 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을 시작으로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과 지나 러먼도 상무부 장관 등이 중국 방문이 예정돼 있으며, 향후 몇 개월 내에 더 많은 양자 회담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19일에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등과 회담할 예정이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7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국(미·중) 간 합법적 차이점뿐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길 바란다”며 “앞으로 몇 달 내에 시진핑 주석을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