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델타보다 덜 치명적이다…중증 위험 낮아”

by장영은 기자
2021.12.23 10:19:09

남아공·영국서 비슷한 연구결과 잇따라 나와
오미크론 감염자 입원률 다른 변이보다 80% 낮아
미접종자·미감염자의 경우 치명도 불확실
연구대상 젊은층 비중 높아…더 많은 데이터 필요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이 델타를 비롯한 다른 변이에 비해 치명도는 낮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전염력은 강하지만 위중증 유발률은 낮다는 오미크론 등장 초기 연구 결과와 비슷한 내용이다.

오미크론이 이전 변이에 비해 위중증 유발율을 낮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사진= AFP)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가 지난 10∼11월 코로나19 감염자들을 분석·연구한 결과, 오미크론 감염자가 델타 등 다른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보다 위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70~8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공은 지난달 오미크론 변이를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한 국가다. 남아공을 비롯한 남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이미 이달 초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 NICD측은 “(국내 사례) 역학조사 결과 오미크론은 덜 심각한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면서 “오미크론은 다른 변이에 비해 산소호흡기가 필요하거나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위험도 낮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이끈 셰릴 코헨 NICD 교수는 최근 남아공의 오미크론 감염자들의 입원·사망률이 이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다른 변이보다 낮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아공의 경우 이전 변이들에 대한 감염률이 높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코헨 교수는 “남아공 국민의 60∼70%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경험이 있다”며 “백신 접종률은 높지만, 감염 수준이 낮은 경우 오미크론의 증세가 약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대는 540만명의 코로나19 감염자의 건강기록을 토대로 한 연구에서 오미크론 확진자의 입원률이 델타보다 약 70% 가까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날 발표된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연구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들이 중증으로 입원하게 될 위험성은 델타 변이 환자보다 40~4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영국에서 PCR 검사 확진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임페리얼 칼리지는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과 이전에 코로나19 감염된 적이 없는 사람의 경우도 오미크론으로 입원할 위험이 델타보다 10~11% 정도 낮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전체적으로 델타에 비해 오미크론의 입원 위험이 감소했다는 증거가 발견된다”고 말했다.

다만, 오미크론의 치명도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스코틀랜드 연구 대상의 대부분은 20~59세 사이의 코로나19 환자였으며, 남아공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젊은층 인구 비중이 높다. 이들 연구는 아직 동료 검토를 거치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