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의 저주? 1등 당첨자, 도둑고양이 된 사연
by장구슬 기자
2018.12.14 09:54:29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어미 잃은 새끼 호랑이가 혼자 놀고 있는 거예요. 그 등에 올라타서 같이 놀러다니고, 위험하면 도와주고..”
호랑이를 타고 온 산을 누비는 길몽을 꿨다는 이모 씨. 그는 2016년 자신의 생년월일을 조합한 번호로 로또 1등 당첨의 주인공이 됐다고 한다.
기적처럼 찾아온 행운을 주변인들과 나누고 싶었다는 이씨. 간절히 바라던 내 집 마련의 꿈까지 이루면서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아내 박모 씨와의 핑크빛 미래뿐이었다는데. 하지만 달콤한 꿈은 얼마 가지 못했다고 한다. 14일 SBS ‘궁금한 이야기Y‘ ’로또의 저주-1등 당첨 복권의 주인공은?‘ 편에서 로또 1등 당첨 이후 갈등을 겪는 부부에 대해 알아본다.
이씨 모르게 집의 현관문 비밀번호가 바뀌었고, 그는 매일 도둑고양이처럼 베란다 창문으로만 출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가 자신의 생활모습이라며 제작진에게 공개한 영상 안에 담긴 이씨의 모습은 놀라웠다.
부엌에서 컵라면 하나를 먹는 행동 하나에도 이씨는 굉장히 조심스러워 했으며, 곧 그의 모습을 발견한 아내 박씨가 집안 불을 모두 켜고, 자신이 사놓은 라면을 먹는다며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제는 끔찍한 싸움터로 변해버린 두 사람의 보금자리. 이들 부부에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씨 주장에 따르면, 아내 박씨가 수상해지기 시작한 건, 복권에 당첨되고 5개월이 지났을 무렵부터였다고 한다. 아내가 신병이 왔다며 신 내림을 받겠다 선언하더니, 그해 집안에 신당까지 차렸다고 전했다. 또 이씨가 사업자금으로 당첨금 일부를 달라고 하자 아내는 더 남아 있는 돈이 없다고 했다. 제작진은 오랜 기다림 끝에 아내 박씨를 만나 그녀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박씨는 제작진에 “제가 산 로또가 된 거예요. 걔(남편)는 원래 떠벌리기를 좋아해요”라고 전했다.
자신이 로또 1등에 당첨된 거라는 이씨의 말과는 달리, 1등의 주인공은 아내 자신이라는 것. 게다가 현재 거주 중인 집으로 이사 온 후부터 이씨가 외도를 시작해 거의 집에 오지 않았고, 돈이 필요할 때만 본인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로또가 자신의 소유임을 주장하는 아내 박씨. 정말 로또 1등 당첨은 이씨가 아닌, 아내 박씨였을까? 14일 밤 8시55분에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