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종원 기자
2013.05.27 11:40:30
전국 11개병원 환자 481명, 보호자 381명 설문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말기암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들이 간병으로 인해 겪는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호자 10명 중 2명은 간병으로 인해 직업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장윤정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사업과장과 윤영호 서울의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말기암 환자 보호자 중 63.7%가 실업 상태로 나타났다.
전국 11개 병원의 말기암 환자 481명과 그 가족 3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이번 연구에서 원래 직업이 없었던 보호자가 43.9%, 간병 중 실직한 보호자가 19.8%였다. 특히 일을 그만둔 이유의 71.6%가 환자 간병을 위해서였다.
직장에 다니는 보호자도 간병으로 인해 40.6%가 극심한 피로를 호소했으며 급여 감소(33%), 업무역량 감소(24%), 근무시간 감소(20%) 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직업이 없더라도 56%가 간병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심한 피로(32%), 불안과 우울과 같은 정서적인 스트레스(16%)도 표출했다.
특히 간병부담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인식차도 드러났는데 환자(62%)보다 보호자(75%)가 생각하는 간병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말기암환자의 39.0%가 경제적 지원에 가장 많은 필요를 느끼는 반면, 보호자의 44.8%가 향후치료 계획 논의에 관심이 많았다.
윤영호 교수는 “말기환자 간병 자체가 가족에게 신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 경제적인 손실 등을 유발한다”면서 “특히 가족들이 환자보다 더 심한 우울증을 호소하는 등 간병이 가족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가족들의 전반적인 부담을 줄이고 치료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적 간병 지원이나 지역중심의 간병공동체 활성화 등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아시아태평양암예방학술지(Asian Pacific Journal of Cancer Prevention)에 2013년 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