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100원 할인, 주유소만 배불렸다?

by한규란 기자
2011.07.15 14:08:02

주유소 마진 142원대로..SK주유소 폭 가장 높아
시민단체 "주유소에 마진 인하 요청..SK 불매운동 불사"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주유소들이 기름값 리터(ℓ)당 100원 할인을 틈타 마진을 대폭 인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유사의 공급가격 할인이 고스란히 정유사의 이익으로 돌아간 셈이다.

15일 소비자시민모임이 석유공사가 제공하는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을 통해 정유사 공급가격과 주유소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분기부터 주유소 마진이 지속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주유소 마진(정유사 공급가격-주유소 판매가격)은 리터당 평균 99.88원이었지만 지난달 셋째주에는 평균 130원, 이달 들어서는 평균 142.83원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해 리터당 평균 97.21원의 마진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국내 정유사가 지난 4월7일부터 3개월간 리터당 100원씩 할인된 가격으로 주유소에 공급했지만 주유소는 오히려 마진을 키워 할인 혜택을 독식한 셈이다.

정유사의 마진이 높아지면서 정유사의 리터당 100원 할인의 실제 효과는 4월에 58원, 5월 79원, 6월 36원으로 평균 56원 인하되는 데 그쳤다.

특히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SK에너지(096770) 주유소가 리터당 평균 193원으로 마진을 남겨 다른 브랜드 주유소보다 높았다. GS칼텍스 주유소의 마진은 리터당 평균 129원, S-Oil(010950)은 121.96원, 현대오일뱅크는 102.59원 순이었다.
보통 정유사의 유통구조는 '정유사→주유소'로 되어 있는 반면, SK는 '정유사→SK네트웍스→주유소'의 구조여서 상대적으로 마진폭이 커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SK 주유소들이 "SK네트웍스의 마진을 빼면 실제 마진은 낮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주유소들은 과다한 마진폭을 즉각 인하해야 한다"며 "특히 마진이 큰 SK 주유소의 경우 계속 비싸게 판매한다면 SK 주유소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