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하반기엔...]변해야 산다...한 편의 대박 환상 버리자
by윤경철 기자
2007.07.24 12:36:52
[이데일리 윤경철기자]‘변화만이 살길이다.’
올해 한국 영화는 말 그대로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다. 기대작 대부분이 할리우드 영화 공세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3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 ‘그 놈 목소리’가 유일한데다 최근엔 황정민 주연의 ‘검은집’도 140만명을 넘었을 뿐이다. 지난 해 개봉한 ‘괴물’의 1300만 관객이나 2005년말에 개봉해 지난해초까지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던 ‘왕의 남자’의 기록이 가물가물할 정도다.
반면 한국영화에 눌러 기를 펴지 못했던 할리우드 영화는 올해 한국영화계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넘버 3시리즈 ‘스파이더맨3’ ‘캐리비안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이 300만 관객을 넘은데다 최근 개봉한 ‘트랜스포머’은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현재 상영중인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와 ‘다이하드 4.0’도 극장가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한국 시장을 놓고 전문가들은 스타 의존도를 줄이고 소재의 참신성이 번뜩이는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 영화 제작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처럼 불황에서는 소품중 다량 생산보다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원칙이 오히려 낫다는 지적이다.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 다소 볼거리가 처지더라도 스토리 라인이 탄탄한 다수의 작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
지금처럼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50-60억짜리 영화를 만들면 최소 200-300만 관객이 들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오히려 30-40억 짜리 영화를 지금보다 많이 제작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2005년 개봉해 200만 넘는 관객을 동원했더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은 20억 남짓한 제작비만 소요됐다.
지금의 영화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선 영화인 모두가 힘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고액 개런티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스타급 연기자들의 살신성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화 ‘아들’에 출연한 차승원이나 ‘밀양’의 전도연,송강호 예에서 알수 있듯이 자신의 개런티를 깎아가며 좋은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배우의 노력은 전체영화의 마케비용을 줄여주는 효과와 함께 고통분담이라는 묘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해 영화적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