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좌동욱 기자
2006.10.27 13:04:16
충남 당진, 新 철강 메카로 부상
직간접 생산 유발효과 `수십조원`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27일 충남 당진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2011년 경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차 그룹은 자기 용광로에서 직접 생산한 쇳물로 자동차까지 직접 만든다는 자동차 생산 수직 계열화 시스템을 완성한다.
국내 제철산업으로 볼 때 지난 30년간 이어져 온 포스코의 독점체제가 무너지면서 경쟁체체가 구축돼 철강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동반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王 회장의 `꿈`, 아들이 이뤘다..수직계열화 완성
현대제철은 이날 충남 당진에서 700만톤 규모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기공식을 가졌다. 일관제철소는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 철강제품을 만들 수 있는 제철소로 국내에서는 포스코만 이 같은 제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일관제철소 건설은 데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한 데다 철광석, 석탄 등 원료 확보문제, 제철소 운영 기술 등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어 많은 철강업체들이 욕심을 내지만 실제 건설을 주저해 왔다.
그럼에도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 건설을 결정한 것은 "질 좋은 철강재를 적기에 공급받아야 자동차 사업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일관제철소가 가동되는 2010년경 현대차 390만대, 기아차 260만대 등 650만대 생산체제를 갖춘다. 대량생산된 자동차에 공급할 품질 좋은 강판을 직접 만들겠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전략이다.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꿈은 아버지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시절부터 비롯됐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77년 현대제철 설립안을 만들면서 제철사업에 대한 꿈을 품은 이후 94년, 96년, 97년 세 차례나 일관제철소 건설 계획을 추진했으나 당시 정치적인 상황과 외환위기 등으로 무산됐다.
◇충남 당진 철강산업 메카로 부상..직간접 생산유발효과 수십조원
제철소가 완공되면 충남 당진은 포항과 광양에 맞먹는 철강산업의 메카로 부상한다. 당진 지역에는 이미 동부제강과 휴스틸이 공장을 갖고 있으며 최근 동국제강도 후판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기공식에 직접 참석한 후 "일관 제철소는 당진을 비롯한 서해안 지역에 큰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며 "2011년경 중국교역의 물류거점이 될 평택 당진항과 함께 명실상부한 서해안 시대를 열어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투자와 생산 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이날 현대제철은 2011년 700만톤 제철소를 건설하는 데 총 5조24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직접 고용효과는 4500명에 불과하지만 제철소 건설 기간 9만3000여명, 제철소 건설 이후 제철소 운영에 7만8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회사측은 추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 유발효과를 자체 추정한 결과 제철소 건설기간 직·간접 생산 유발효과가 13조원, 이후 제철소 운영에 따른 생산 유발효과가 연간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철산업 경쟁시대 도래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면 국내 철강산업이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맞게 된다.
지난 30년간 포스코는 국내 유일의 일관제철소로서 국내 철강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이 같은 독점구도가 사라지면서 가격 하락, 품질 향상 등의 효과로 철강산업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전체 자동차 강판 수요를 전적으로 철강 계열사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포스코에 맞설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이날 현대제철은 2011년 일관제철소를 완공한 후 생산능력을 500만톤 더 확장, 총 225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새로운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는 현재 포스코 조강생산능력인 3200만톤의 70% 수준이며, 현재 인도 오리사주 지역에 건설 중인 인도제철소 완공된 이후 포스코의 전체 생산능력에도 절반가량에 이르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