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만 최악의 허리케인 '밀턴'…유니버설 테마파크도 셧다운

by김상윤 기자
2024.10.09 15:22:45

9일밤 플로리다 중서부 해안 상륙..10일 중부 가로질러
탬파 베이 해안 최대 4.6m 해일 예상..최대 460㎜폭우
바이든, 독일·앙골라 순방 연기..허리케인 피해 대응 총력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100여년 만에 최악의 폭풍으로 기록될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남동부의 인구 밀집 지역인 플로리다주에 다가서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허리케인 헐린의 여파로 노스캐롤라이나주 배트 케이브에서 건물과 도로가 파괴됐다. (사진=AFP)
8일(현지시간)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밀턴은 플로리다 탬파의 남서쪽 해역에서 플로리다 반도를 향해 이동 중이다. 밀턴의 중심은 9일 밤 플로리다 중서부 해안에 상륙해 다음 날인 10일 플로리다 중부를 가로질러 동북동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밀턴은 전날 허리케인 5개 등급 가운데 가장 강력한 5등급이었다가 이날 오전 4등급으로 조금 약해졌으나, 오후 들어 다시 위력을 키우면서 5등급으로 격상됐다.

밀턴이 상륙해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탬파 베이 해안에서는 최대 4.6m 높이의 해일이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지역을 포함한 플로리다 반도 중북부에 최대 46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밀턴의 영향을 받을 플로리다 11개 카운티에는 약 59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강제 대피 명령을 받았다. 플로리다 중부의 데소토 카운티와 메리언 카운티는 이동식 주택과 캠핑카로 불리는 RV 차량에서 거주하는 인구가 총 40만명이 넘어, 이들이 제대로 대피하지 않을 경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플로리다의 주요 시설은 하나둘씩 ‘셧다운’ 되고 있다. 플로리다의 최대 공항인 올랜도 국제공항은 9일 오전부터 운영을 중단했고, 올랜도의 유니버설 테마파크도 9∼10일 문을 닫기로 했다. 탬파 등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풋볼과 축구, 골프 등 경기도 모두 연기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독일·앙골라 순방 계획을 연기하고, 허리케인 피해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는 지난달 27일에도 4등급 허리케인 헐린이 상륙해 북동쪽으로 가로지르며 큰 피해를 낸 바 있다. 당시 허리케인으로 플로리다를 비롯해 조지아와 사우스·노스캐롤라이나 등 미 남동부에서 최소 230명의 사망자와 수십조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