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23.11.12 19:55:17
블록체인을 넘어 생성형 AI로
웹3.0을 뛰어넘는 급진적인 창조적 혁신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금은 AI라는 키워드가 없으면 투자받기가 어려워요. 몇 년 전에 블록체인이 크게 주목받았던 시기와 비슷한 것 같아요.”
5~6년 전, 많은 IT 스타트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집중했습니다. 당시 블록체인은 현재의 중앙집중형 인터넷 플랫폼에 대항할 새로운 기술로 예측됐습니다. 왜냐하면, 블록체인은 중앙 서버 의존적인 현재의 인터넷과는 달리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로 이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생성, 저장,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의 인터넷은 웹2.0이라 불리고, 블록체인 기반의 인터넷은 웹3.0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2020년 초 국내 거대 플랫폼 기업 CEO가 “웹3에 투자하는 이유는 방어적인 이유”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죠.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소위 ‘코인’이라 불리는 가상자산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높아져 비트코인 시세가 상승하고 있지만, 웹3 서비스가 결제나 조각투자 등에서 실제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여전히 수면 아래에 숨어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코로나19 시대에 주목받았던 메타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어떨까요? 웹3.0이나 메타버스보다 훨씬 파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 모바일 → 생성AI로 볼 수 있겠죠. 이유는 세 가지, 생성형AI가 가진 ①기술의 범용성 ② 적절한 규제 논의 ③ 기술의 혁명성 때문입니다.
먼저 생성형AI 기술은 어떤 상황에서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범용 기술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생성형AI가 공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혁신적이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다르게 생각합니다. 과거에 유선 인터넷에서 무선으로 발전한 것은 통신 기술의 발전과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기기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바일은 우주로 공간이 확장되면서 위성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생성형AI 기술은 로봇 및 가상 공간(메타버스)에 적용되어 물리적 공간을 초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기술은 거대한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하여 언어로 명령하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코딩하고, 작곡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창조적인 능력을 닮았죠.
두 번째로는 기술 발전뿐 아니라 적절한 규제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정부가 웹3.0(블록체인)을 두고 국가의 통화 및 금융 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는 무정부주의로 받아들이고, 민중이 데이터에 대한 통제 권한을 가진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제도화(규제화)하기보다는 그냥 내버려둔 측면이 컸죠.
하지만, 생성형AI는 ‘가짜뉴스’ 작성 및 ‘환각’과 같은 윤리적 문제에도 각국 정부가 거부하는 기술은 아닙니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비슷한 입장입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인간의 적절한 통제 아래에서 AI가 인류 문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이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사실 마지막 이유가 가장 중요한데, 기술 발전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혁명적이기 때문입니다.
2022년 11월 30일, 불과 1년 전 오픈AI가 대화형 채팅봇인 챗GPT(ChatGPT)를 출시한 뒤, 전 세계 기술 기업 간의 AI 경쟁이 촉발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네이버, 화웨이 등은 기술 개발 경쟁을 속도전으로 전개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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