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꽂힌 통신3사..20조 시장을 잡아라

by김현아 기자
2021.06.27 16:07:06

네트워킹 역량을 인공지능(AI)과 접목
5G 클라우드로 로봇 운영 및 제조 비용 줄여
'서빙로봇'은 이미 진출..5G 로봇 개발 한창
네이버도 연말 완공 신사옥에서 100여대 로봇 운영 예정
정부, 서빙로봇 승강기 규제 완화 등 로봇 활성화 추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통신사들이 로봇에 꽂혔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간단한 인사나 서빙을 해주는 서빙로봇(실내 배달로봇)을 상용화하고 있으며, 공장에서 사람과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에 5G 통신망을 연결해 반응 속도를 1ms(1/1000 초)로 줄이는 일도 열심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로봇 사업에 뛰어든 것은 안정적인 네트워킹 역량을 활용하면서도 플랫폼 사업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로봇이 대중화되려면 단가가 떨어져야 하는데 로봇의 뇌(CPU)에 해당하는 걸 클라우드에 두고 이를 5G로 연결해 쓰면 로봇 제조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로봇 사업에 필수적인 AI·빅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과 △정부의 5G 융합·지능형 로봇 지원 및 규제 혁신 의지도 로봇 시장 진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
SK텔레콤이 코가플렉스, 우리로봇, 호텔인터불고, 영우DSP 등과 제휴해 서빙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진은 5개사가 공동개발한 서빙로봇 ‘서빙고’가 호텔 이용객에게 음료를 제공하는모습이다.


KT가 현대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한 2세대 기가지니 호텔로봇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KT), 대구 인터불고 호텔(SKT)에 가면 볼 수 있는 ‘서빙로봇(호텔로봇)’은 KT에 이어 SK텔레콤도 뛰어들었다.

이 로봇들은 호텔 고객들에게 식음료나 물품을 배달해주는데,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인공지능(AI) 덕분이다.

SK텔레콤이 대구 지역 호텔부터 상용화한 서빙로봇 ‘서빙고’만 해도 메타트론 그랜드뷰라는 기술이 들어가 있다. 로봇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회전수, 진동, 전류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뒤 로봇의 선제적인 A/S를 가능하게 하고 사용현황 분석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서빙로봇 시장은 아직 초창기이지만 연내 실내 배달로봇에 대한 승강기 탑승 안전기준이 마련되면 로봇의 승강기 탑승이 가능해져 로봇배달 서비스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지금은 무선통신 제어 관련 승강기 안전기준이 없어 로봇 탑승이 제한되는데, 정부는 지난 4월 마련한 ‘2021년 로봇산업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 실행계획’에 따라 연내에 승강기 안전기준을 개정하고(행안부)KS도 제정(산업부)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가 전주시와 손잡고 지역 대기 정보를 수집하는 5G 자율주행로봇을 선보였다.
국내 로봇산업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5조 7000억원인데, 정부는 이를 2025년 20조 원 규모로 키우기로 했다. 로봇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게 다양한 사업모델의 실증을 지원하고, 규제개선도 적시에 이뤄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올해만 해도 △서빙 로봇 승강기 탑승 지원(안전기준 마련)외에도 △제3자 인증 없는 협동로봇 운영 가능△수중청소로봇에 선박보유요구 삭제△로봇 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 이뤄진다.

통신3사는 이 같은 정부의 산업 육성 의지에 발맞춰, 로봇을 통신과 유료방송에 이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KT는 구현모 대표이사의 의지가 매우 크다. 지난해 현대로보틱스에 5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되고, 올해 1월 로보틱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데니스 홍 UCLA 교수를 자문으로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구 대표가 로봇을 신성장 무기로 보면서 매출을 1조 원에서 3조 원으로 높여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5G 융합의 한 축인 스마트팩토리 차원에서 로봇을 키우고 있다. SK는 5G복합 방역로봇을 용인세브란스병원에 구축했고, LG는 전주시에서 지역대기정보를 수집하는 5G 자율주행 환경 로봇을 운영했다.

네이버도 올해 완공 예정인 신사옥을 로봇친화형으로 만들 예정이다. 5G와 연결된 100여 대의 로봇이 직원들의 업무를 도울 예정으로 전해진다. 네이버는 과기정통부에 신사옥 5G 도입과 관련, 기존 통신사 망을 빌리지 않고 특화망을 구축할 지 여부에 대해 문의하기도 했다.

신사옥에 들어서는 인공지능(AI) 문진을 앞세운 사내병원에 로봇을 전면 도입하는 건 아니다. 로봇은 약을 배달해주는 일 정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로봇 수술의 권위자 연대 세브란스병원 나군호 교수가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