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쓴다고!"…日, '아베노마스크' 8천만장 또 배포
by김민정 기자
2020.07.28 10:03:52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일본 정부가 코로나 감염 방지책으로 전 가구에 2장씩 배포한 천 마스크, 이른바 ‘아베노마스크’로 불리는 이 마스크를 추가로 배포할 계획이다.
28일(이하 현지시간)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배포 대상은 유치원, 보육소, 장애인시설, 개호(노약자 돌봄) 시설 등이며 배포 기간은 이달 말부터 9월까지다.
아베노믹스(Abenomics·아베의 경제 정책)를 빗대서 아베노마스크로 불리는 이 마스크의 제작 및 배포에는 총 466억 엔(약 5228억 원)이 투입됐는데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4월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방안의 일환으로 전국 가구당 2매의 천 마스크를 일률 배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일본 정부가 배포한 천 마스크는 작고 불량품이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해당 천 마스크에서는 벌레, 곰팡이, 머리카락 등의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고, 결국 업체는 전량을 회수해 재검품해야 했다.
이번에 배포되는 마스크는 아베노마스크라 불리며 조롱의 대상이 된 전국 가구 배포 천 마스크와는 다른 사업이지만, 마스크의 소재와 형상은 동일하다.
이처럼 논란이 많았던 천 마스크 배포 사업을 계속추진하는 것은 이미 발주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아사히가 천 마스크 배포 사업과 관련해 후생노동성이 민간 업자와 체결한 계약서 37통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미 배포 및 발주가 끝난 천 마스크는 총 2억 8700만 장에 달한다. 전국 가구 배포용이 1억 3000장, 유치원과 개호시설 등 배포용이 1억 5700장이다.
전체 발주 비용은 507억 엔(한화 약 5억 675억 원)이며 모두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2억 8700만 장 가운데 1억 3000만 장은 세대 당 2장씩 배포한 ‘원조 아베노마스크’ 사업에 사용됐다. 이 사업은 지난 6월20일 종료됐다.
‘2차 아베 노 마스크’ 사업은 복지시설 종사자들에게 1명당 7장씩, 총 1억 5700만 장의 면 마스크를 배급한다. 이미 6월 하순까지 절반가량이 배포됐고, 나머지 8000만 장을 추가로 배포하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계획이다. 2차 아베노마스크 사업에 들어가는 예산만 247억 엔이다.
2차 아베노마스크 사업 소식에 비난은 빗발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에 시중의 마스크 부족 현상이 해소됐기 때문에 더 이상의 천 마스크 배포는 예산 낭비라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등을 들어 일본인들의 70%가 아베 총리의 연임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내각의 코로나19 대책이 미숙했다고 평가하는 국민이 절반을 넘는 가운데 특히 아베노마스크에 대한 불만이 81%에 달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아베 총리는 2017년 자민당 내규를 고쳐 3연임에 성공했고 전후 최장수 일본 총리가 됐다. 자민당 일부에서는 내규를 다시 고쳐 내년 9월로 임기가 끝나는 아베 총리의 4연임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일본 국민들은 절대 다수가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