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 '화사집 특제본' 첫 발굴
by김성곤 기자
2015.06.18 09:46:45
다양한 판본 중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판본
유화캔버스에 비단장식으로 호화장정
| 미당 서정주의 첫 시집인 화사집 특제본. 왼쪽은 화사집 특제본 면지 오른쪽은 표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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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 미당 서정주의 시집 ‘화사집’ 특제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은 미당 서정주의 첫 번째 시집인 ‘화사집’의 다양한 판본 중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특제본을 구입·수집했다고 밝혔다.
‘화사집’ 특제본 입수는 근대변혁기의 소중한 지적문화유산인 근대문학자료를 수집·보존하고 관련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설립한 근대문학정보센터의 자료기반 확충 차원에서 이뤄진 것.
1941년 오장환에 의해 남만서고에서 간행된 ‘화사집’은 그 판본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내제지 다음 쪽에 ‘100부 한정 발행이다. 1~15번은 저자 기증본, 16~50번은 특제본, 51~90번은 병제본, 91~100번은 인행자(발행인) 기증본이다. 본서는 그 중 ○번’이라 명시해놓고, 각각의 번호를 매겨 놓았다.
저자기증본, 병제본은 현존하고 있어서 그 모습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다만 특제본은 학계에 간간이 떠도는 얘기만 있을 뿐 실물을 확인한 사람이 드물었다. 다만 미당이 살아생전 그 모습을 복원하여 만든 복각본이 남아있을 뿐이다.
아울러 다른 판본들의 표지가 황갈색 능화판 하드커버로 된 것과 달리 특제본은 그 표지가 유화 캔버스로, 책등은 비단으로 장식돼 있다. 또 책등의 서명은 붉은색 실로 수(繡)를 놓아 만들었으니 말 그대로 호화장정의 특별 제작 판본이라 할 수 있다.
한편 1930~40년대에는 화가와 시인들이 자신들의 분야를 넘나들며 서양문화를 함께 향유했는데 남만서고의 주인 오장환은 더욱 특별한 존재였다. 김만형, 최재덕 등 당대 신진 화가들과의 교유는 물론 출판미술에 대한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헌사’(80부 한정), ‘와사등’(100부 한정), ‘화사집’(100부 한정)을 예술성이 높은 장정으로 출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