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저조한 수주..알고보면 '선방'

by성문재 기자
2015.03.23 10:00:31

현대·삼성·대우, 3월 수주 ''0''
1,2월도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
급감한 발주 대비 선방..中·日 압도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조선업계가 올초 부진한 수주 실적에 울상을 짓고 있다. 그러나 발주량 자체가 급감한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조선 빅3 모두 이달 들어 단 1척의 수주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1,2월 수주 실적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중공업은 12척, 9억달러 수주에 그쳤다. 금액 기준 전년 대비 78.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LNG선 2척, 컨테이너선 4척 등 총 6척, 10억4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작년 6척, 21억달러와 비교하면 수주금액이 반토막난 셈이다. 그나마 대우조선해양은 14억달러를 수주해 전년동기(14억2000만달러)와 비슷한 성적을 거뒀다.

금액 기준으로 3사는 올해 1,2월 33억4000만달러 어치 선박을 수주해 전년동기(77억2000만달러) 대비 56.7% 줄었다.

조선 빅3의 수주실적이 1년새 반토막난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발주량 급감으로 풀이된다. 해운·조선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2월 세계 조선 발주물량은 129척, 368만4238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으로 집계됐다. 척수로는 전년 동기 78.6% 줄었고 CGT로는 69.2%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난달 전세계 발주량은 척수 기준으로 2009년 5월 이후 가장 적었고 CGT 기준으로도 2009년 9월 이후 두번째로 낮았다.

글로벌 조선 발주량(단위: CGT, 자료: 클락슨)과 韓업체 수주액 현황(단위: 달러, 자료: 각사)
이처럼 선박 발주량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도 지난달 한국 업체들의 수주 점유율은 58.1%로 중국과 일본을 압도했다. 우리 조선업체들이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으며 중국, 일본 업체들에 앞서는 경쟁력을 확인한 셈이다.

다만 업계 분위기는 밝지 않다. 전체 발주 물량이 줄어드는 등 업황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비싸고 이익률이 높은 LNG선의 경우 작년에 많은 물량이 발주됐기 때문에 올해는 발주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당 수십억달러로 규모가 큰 해양플랜트의 경우 저유가 시대를 맞아 발주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1~2월 상황만 놓고 보면 우리 업체들의 수주 성적이 좋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일희일비해선 안된다”며 “중국, 일본 업체들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무기로 수주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