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C업체들, `臺 에이서` 견제

by박옥희 기자
2007.04.20 13:46:04

中 레노버, 비용삭감 위한 구조조정
1위 HP, 에이서 한 달간 두 차례 제소

[이데일리 박옥희기자] 전세계 PC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PC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세계 PC 시장 점유율 3위 자리를 대만 PC업체 에이서에게 빼앗긴 중국의 레노버는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발표했고, 휴렛패커드(HP)는 특허 침해 혐의로 에이서를 제소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18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에이서가 1분기에 레노버를 제치고 전세계 PC 시장 점유율 3위로 등극했다고 밝혔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레노버와 에이서가 시장 점유율 6.7%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분기 세계 5위 PC업체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이 대만의 에이서다. 에이서는 구매율이 떨어지고 있는 기업들에게 PC를 판매하기보다는 소비자들과 소규모 기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침으로써 PC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레노버의 윌리엄 아멜리오 최고경영자(CEO)는 "에이서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개척해 왔다"고 평가했다.
 

 
레노버가 에이서한테 시장점유율 부문에서 위협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후 레노버는 새로운 구조조정 계획안을 발표했다.
 
레노버는 19일 이번 회계연도에 1400명의 인력을 감축해 1억달러의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전세계에서 근무하고 있는 레노버의 인력 중 약 5%를 줄이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은 구조조정 계획은 레노버가 생산력을 높이고 비용을 줄임으로써 주요 시장인 중국 이외 지역에서 순익을 늘리기 위해 얼마나 다급한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현재 레노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35% 이상이지만 세계 최대 PC 시장인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레노버의 윌리엄 아멜리오 최고경영자(CEO)는 "인력 감축은 창자를 비트는 듯한 결정"이라며 "그러나 레노버의 영업비용을 다른 경쟁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레노버의 어려운 문제는 다른 경쟁업체보다 매출액에 대한 비용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구조조정은 지난 2005년 레노버가 IBM의 PC부문을 인수한 후 두 번째로 단행되는 것이다. 지난 2006년 3월 레노버는 연간 2억500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1000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 동안 레노버는 미국에서 기업 고객들에게 판매를 하는데 주목해 왔으나 이제 에이서와 같이 소비자들과 소규모 기업에 판매하는데 주력하는 전략으로 바꿔 시장 점유율을 확대에 나서고 있다.
 

 
PC 시장에서 에이서가 급성장함에 따라 세계 PC업체 1위인 HP도 에이서를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HP는 한 달 만에 에이서를 두 번이나 제소했다.
 
19일 HP는 텍사스주 마샬 연방법원에 5가지 특허 침해 혐의로 에이서를 기소하고, 일부 데스크탑 PC와 노트북 판매 금지와 벌금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HP는 이달 초에도 에이서가 DVD 편집 및 전력관리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고소한 바 있다. 세계 PC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HP는 지난 2006년 3분기에 처음으로 델을 제친 이래 계속 선두를 달리고 있다. 1분기 HP의 전세계 PC 시장 점유율은 19.1%였고, 델의 시장 점유율은 15.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