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용만 기자
2006.02.03 14:02:57
[이데일리 조용만기자] 미국의 명문 프린스턴대학과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간에 `이름 논쟁`이 붙었다. 메릴린치가 펀드에 `프린스턴`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겠다고 밝히자 프린스턴 대학이 강력 항의하고 나선 것.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프린스턴 대학은 메릴린치가 상업적 이득을 위해 프린스턴 대학의 이름과 명성을 부당하게 이용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또 프린스턴 대학 법률고문은 메릴린치측과 접촉, 학교 명칭 사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시하고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프린스턴 대학의 카스 클리엇 대변인은 "우리는 프린스턴이 메릴린치 펀드의 실적과 관련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메릴린치는 지난달말 자금관리 사업부의 명칭을 `메릴린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에서 `프린스턴 포트폴리오 리서치 & 매니지먼트`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프린스턴`이라는 이름을 펀드에 붙임으로써 투자자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판매도 촉진시키겠다는 계산이다.
메릴린치는 새로운 명칭은 프린스턴 대학의 후광을 업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금관리 사업부가 오랫동안 뉴저지주의 프린스턴에서 기반을 닦아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프린스턴측은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클리엇 대변인은 "실제로 메릴린치가 위치한 곳은 프린스턴이 아니라 플레인스보로"라고 지적했다. 플레인스보로는 프린스턴과 인접한 미들섹스 카운티의 도시로 실제로 메릴린치는 플레인스보로의 최대 납세기업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포드햄 대학 로스쿨의 휴 한센 교수는 "메리린치가 프린스턴이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서 "메릴린치가 프린스턴에 위치해있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대학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무임승차로 여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1746년에 설립된 프린스턴 대학은 150년간 `뉴저지 대학`으로 불리웠지만 1896년 대학이 위치한 지명을 따 학교 이름을 바꿨다. 뉴욕타임스는 프린스턴 스키숍이나 프린스턴 다이빙 스쿨, 프린스턴 리뷰 대입준비 등과 같이 `프린스턴`이라는 이름을 쓰는 업체들이 있지만 대학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