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 사진 싫어?” 성희롱 당한 초1 딸…진술서엔 “도와주세요”
by강소영 기자
2024.08.28 09:51:23
태권도장서 만난 초5, 초1 딸 성희롱
문자로 “스X할래?” “알몸 보내달라”
성희롱 발언 계속…딸은 “도와달라”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이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에 “알몸 사진을 보내달라” 등 수차례 성희롱 문자를 보낸 가운데 피해 아이 부모는 딸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27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피해 아이 아버지 A씨가 지난달 중순 태권도장 주최의 관원 모임에서 만난 남학생이 초등학생 딸에게 여러 차례 성희롱 문자를 보낸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A씨는 “둘은 일상적인 대화를 하던 사이였고 저 역시 둘의 관계를 좋게 생각했다”며 “그러던 어느 날, 딸의 휴대전화에서 ‘알몸 사진을 보내달라’는 남학생의 문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문자에 따르면 이 남학생은 A씨의 딸에 “스X할래? 너는 뜻 모르지?”라며 성관계를 뜻하는 은어를 사용했다. 이에 딸이 이 뜻을 묻자 “뽀뽀를 진하게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답했다.
또 자신의 성기 사진을 보낸 뒤 삭제하곤 “(성기 사진) 보통 좋아하는데 싫어? 창피해?”라며 ‘싫다’고 표현하는 딸에게 사진을 계속 보내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아울러 A씨의 딸에 “알몸 사진을 보내달라” 등 성희롱성 발언을 수차례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A씨는 “태권도장에 피해 사실을 설명하고 남학생 부모로부터 사과받았다”며 “학교 방학이 끝난 지난 16일에는 학교폭력 대책심의원회에 남학생을 신고했다”고 전했다.
이후 딸은 진술서에 “오빠 문자가 나쁜 말인지 잘 모르겠다. 오빠가 사귀자고 했는데 사귀기 싫었다”면서 “오빠가 ‘성기 사진 보내 줄게’라고 해서 싫다고 했다. 그런데 오빠가 사진 보내다가 지웠다. 저는 안 봤고 정말 싫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필요한 도움’ 항목에는 “선생님이 저한테 도움을 주세요”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학교 측은 남학생에게 일주일간 등교 정지를 한 상태이며 학폭위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남학생으로부터 ‘죄송하다. 단지 호기심과 장난으로 보냈고 한 번만 용서해달라. 친구들이 하는 말이라 해도 되는 말인 줄 알고 보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난, 호기심으로 치부할 수 없고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게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딸과 남학생이 같은 학교에 다니고 같은 층을 쓴다. 남학생이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때 딸과 마주칠까 불안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A씨는 딸이 여전히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딸은 얼마 전 갑자기 “나 죽으면 지옥 가?”라는 말로 불안한 마음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상희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이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고 봤다.
그는 “너무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상황 파악이 어려운 것”이라며 “이런 경우 부모가 아이가 겪은 것이 무엇인지 설명을 해 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교육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잘 짚어줄 필요가 있고, 아이가 분명히 ‘싫어’라고 대응한 부분에 대해서는 잘 했다는 것을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