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4명과 잠자리' 80대 스페인 前국왕, '성욕억제제 투여'

by정시내 기자
2021.10.24 15:56:46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부패 혐의와 사생활 논란으로 고국을 떠난 후안 카를로스 1세(83) 전 국왕이 성욕 억제를 위해 여성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뉴시스/AP
지난 22일(현지시간) 더 미러 등 외신은 호세 마누엘 비야레호(70) 전 경찰청장이 최근 청문회에 출석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고급 호텔에 머무는 카를로스 전 국왕은 스페인 비밀요원으로부터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억제제를 주사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카를로스 전 국왕의 성욕이 국가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결국 스페인 정보기관이 여성 호르몬이 포함된 약물도 주사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카를로스 전 국왕의 과거 연인을 통해 파악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있던 의원들은 비야레호 전 청장의 주장을 비웃었다. 한 의원은 “최근 본 영화 ‘제임스 본드’의 줄거리와 비슷한 이야기”라며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비야레호 전 청장은 “스페인 정보기관 소속이자 카를로스 전 국왕의 측근들이 기획한 것이며, 의료 담당자가 쓴 보고서에도 이 내용의 흔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전 국왕과 관련한 의혹은 2014년 퇴위 후 그가 친부라고 주장하는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나타나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2016년 출판된 ‘후안 카를로스: 5000명의 연인의 왕’이라는 스페인의 작가가 쓴 책에는 카를로스 전 국왕을 ‘성 중독자’라고 표현했다.

작가는 “카를로스는 1962년 아내 소피아 여왕과 결혼한 후에도 수백 건의 외도를 했고 1976~1994년에 성관계를 맺은 여성의 수는 무려 2154명에 이른다”고 폭로했다.

한편 약 39년간 국왕으로 재임한 카를로스 전 국왕은 스페인의 민주주의를 확립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2010년대 유럽 재정위기 전후로 신뢰가 바닥을 쳤고, 2012년 내연 사실까지 드러나 비난받았다.

결국 카를로스 전 국왕은 2014년 6월 아들인 펠리페에게 국왕 자리를 물려주고 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