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가 스프레드, 플러스 반전…경기민감株, 약진 예상"
by고준혁 기자
2021.02.15 09:13:54
하나금융투자 분석
PPI 플러스 전환에 CPI와 스프레드 2018년 12월 이후 첫 플러스
MSCI 전세계 지수 내 전통 시클리컬 시총 비중 2005년 이후 최저
"마진 대비 고정비 비율 낮아진 국내 업종 정유, 철강, 조선 등"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에너지, 소재, 산업재 등 전통 경기민감 업종의 약진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에 연동하는 중국 물가 스프레드가 2분기까지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현재 시클리컬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져 있어 반등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인상적인 매크로 지표 변화 중 하나는 중국의 생산자물가(PPI)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소비자물가(CPI)와 스프레드(중국 물가 스프레드)가 지난 201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반전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물가 스프레드는 국제 유가와 자국 구매관리지수(PMI) 지수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최근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수준까지 반등했고 중국 PMI 제조업 구매물가지수도 67포인트로 2017년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물가 스프레드는 올해 2분기까지 플러스권에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05년 이후 중국 물가 스프레드는 일반적으로 플러스권에서 3~4개월 정도 상승한다”라고 전했다.
이에 시클리컬 업종이 주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세계 지수 내 전통 시클리컬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20.3%로 2005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해 있다. 지난 2016년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중국 물가 스프레드가 상승하는 국면에선 글로벌 시클리컬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21.1%에서 23.4%까지 실제 상승한 바 있다.
다만 현재 경기 반등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더 신중히 내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전통 원자재 상승 싸이클이 이전과 동일하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 원자재의 투자를 대체할 수 있는 비트코인 등 신규 원자재가 많이 생겼다는 점 등이 이전과 달라져, 단순히 원자재 가격 상승을 물량 증가 효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클리컬 업종 중에서도 고정비 부담이 얼마나 낮아졌는지, 마진이 개선되고 있는지 등을 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고정비 부담 축소와 마진 개선을 통해 예상보다 큰 이익 개선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마진 대비 고정비 비율(고정비/마진)이 가장 크게 낮아진 국내 전통 씨클리컬 업종은 정유, 철강, 조선”이며 “전통 씨클리컬 업종 제외 시 디스플레이, 반도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