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리조트 매각 본격화..금호석유화학에 쏠리는 시선

by김영수 기자
2020.10.18 17:35:38

접근성 뛰어난 아시아나CC 매력..매각가 3000억원대 거론
금호리조트 적자 전환 부담..아시아나CC 분리매각 여의치 않아
금호석유화학 인수전 참전 여부, 매각주체 금호산업 의중에 달릴 듯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재무구조개선 차원에서 금호리조트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2대 주주인 금호석유(011780)화학의 인수전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각 참여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7일 조회공시를 통해 NH투자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아시아나CC(회원제 36홀·경기도 용인), 경남 통영마리나리조트 등 4곳의 콘도, 중국 웨이하이 골프&리조트 등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국내 골프장 수요가 늘며 매물화된 골프장의 매각가가 치솟고 있어 매각 적기라는 시각이다. 특히 아시아나CC는 경기도 양지IC에서 약1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명문골프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원매자들 간 인수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아시아나CC 매각가로 3000억원대를 전망하고 있을 정도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아시아나CC 전경. 회원제로 운영 중인 아시아나CC는 38홀로 코스면적은 67만평에 달한다. (사진=아시아나CC)
다만 입회보증금 반환 문제 해결이 복잡한 회원제 골프장이라는 점에서 모회사인 금호리조트를 인수해야 한다는 점은 인수자 측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호리조트의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금호리조트의 작년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6.4% 감소한 757억원을 기록했으며 3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적자로 돌아섰다. 게다가 일시적인 손상차손까지 겹쳐 3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원매자 측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금호리조트 인수 이후 아시아나CC에 대한 대중제(퍼블릭) 전환을 고려해 볼 수도 있지만 기존 회원들의 반발뿐 아니라 입회보증금 반환에 상당한 시간과 금액이 소요된다는 점은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는 2대 주주(지분율 11.02%)인 금호석유화학의 인수전 참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골프장 인수를 타진했던 전례가 있는데다 금호가(家) 기업으로서 인수전 참여 여부를 저울질할 수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무적으로 탄탄한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CC를 인수한다면 대중제 전환에 대한 니즈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2대 주주로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채권단은 일부 부실 책임을 물어 금호석유화학의 참여를 제한한 전례가 있다.

아울러 이번 금호리조트 매각 주체는 금호산업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금호티앤아이(지분율 48.8%)라는 점에서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호리조트에는 현재 박삼구 전 회장의 딸 박세진씨가 상무로 재직 중으로, 이번 매각 태스크포스(TF)팀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무구조개선 차원에서의 자회사 분리매각인 만큼 금호석유화학의 인수전 참여 제한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측은 이르면 다음주 잠재인수후보들에게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발송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은 줄곧 골프장 인수를 추진해왔던데다 금호그룹의 명맥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인수의지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 흥행을 위해서라도 인수전 참여에 제한을 두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