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의장 "거대 기업과의 경쟁 두렵지만"(일문일답)

by김유성 기자
2016.07.16 08:02:00

네이버 개최 라인 상장 기념 미디어 데이에 이해진 의장 참석 일문일답 전문
구글·페이스북 등 거대 인터넷 기업과의 경쟁이 녹록지 않다는 점 인정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제2의 라인'' 만들고 북미·유럽 시장 ''노리겠다''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일본과 태국 등에서 1등 모바일 메신저로 자리 잡은 라인. 이런 라인이 일본과 미국에서 동시 상장했다. 한국 IT업계 서비스가 해외에 직접 나가 상장까지 이르기는 라인이 처음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
라인의 상장을 기념해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15일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기자들을 만났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이해진 의장이 참석하는 3년만의 미디어 공식 행사다.

이 자리에서 이 의장은 제2의 라인을 키우기 위한 네이버의 역할론에 대해 얘기했다. 네이버가 북미나 유럽에서 통할 만한 서비스를 만들 기반이 돼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 이를 위해 이 의장은 라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술 개발과 외부 우수 업체 인수에 쓰겠다고 공언했다.

이 의장은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 업체들과의 불공정 경쟁에 대한 언급도 했다. 동영상은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페이스북, 사진은 인스타그램, 앱 마켓은 구글 등이 장악한 상황에서 이들이 얼마를 버는지 전혀 공개가 안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글의 지도 반출에 대해서는 ‘구글 서비스를 위해 국내법까지 바꿔야 하는가’라고 반문할 정도였다.

그는 이들 해외 대형 기업의 자금력이 두렵고 이들이 내놓는 새로운 서비스에 긴장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네이버가 잘 할 수 있는 서비스 발굴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의장은 항간에 떠도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공식적인 석상에서 말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전략을 짜는 등 사업에 집중하는 게 더 좋다고 했다.

다음은 이 의장과 기자들 간의 일문일답이다. 이 의장과의 질의 응답 시간은 1시간 15분 정도 진행됐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이나 중국은 와츠앱과 위챗이 장악했다. 그런 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와츠앱 같은 1등 브랜드가 페이스북에 20조원에 팔리면서 힘들어졌다. 페이스북의 지원을 받으면서 경쟁하기 어려워졌다. 처음에는 라인이 남미 등에서 반응이 있었다. 와츠앱에 빼앗겼다.

우선은 우리 시장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일본 시장은 중요하다. 앞으로 일본은 스마트폰 시장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성장 가능성이 있다.

1등이 강하게 있는 시장에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의 메신저를 갖고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힘들다고 본다. 새로운 서비스 쪽에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대한민국 인터넷 시장을 처음 장악했던 것은 야후라는 브랜드였다. 너무 강력했던 브랜드였다. 그 당시 라이코스, 익사이트 등 전 세계적으로 큰 브랜드들이 많았다. 국내에서는 다음 등이 있었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었다.

사실 미국에서 시작한 거대 인터넷 업체들이 두렵다. 인터넷 사업이란 게 주파수처럼 나라가 보호해주는 게 아니다. 사업 시작한 지 17년에서 18년 됐는데 매일 아침 두렵기까지 하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타난다는 두려움이다. 국내 사용자들은 그것을 바로 쓰고 이동할 수 있다. 이런 회사들을 상대로 어떻게 싸워 갈까 두렵다.

미국에 있는 회사들이나 중국의 회사들은 시가 총액이 수 백조원이다. 그런 데와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흔히 신문에서 우리를 공룡으로 그린다. 그렇다면 구글 등은 엄청 커야 한다. 거의 고질라 급 어마어마한 괴물이어야 한다. 동영상은 유튜브가, SNS는 페이스북이 가져가고 있다. 빼앗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경쟁할 지, 힘든 일이다.

카카오도 경쟁 회사다. 그렇지만 그들도 우리보다 해외 경쟁사나 새로운 서비스, 자본, 기술과 어떻게 경쟁할지 걱정일 것이다.

△우리는 꽤 오래전부터 글로벌 사업을 하겠다고 했다. 결국 라인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전체적으로 이에 맞춰 갈 것이다. 매출이나 인력도 해외 쪽으로 이동해야한다고 본다. 웍스모바일, 캠프모바일, 스노우, 브이(V), 웹툰 등도 라인에 이은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는 국내 사업보다는 우리 기술과 서비스를 잘 할 수 있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 시장은 그렇게 큰 시장이 아니다. 여기서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 성공적인 수익을 가져가기란 힘들다. 승부는 큰 시장에서 해야한다.

좋은 모델은 이스라엘 같은 스타트업이다. 처음부터 좋은 기술로 해외에서 승부하는 것. 그래서 우리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것들이 모여 협력할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본다. 이들이 직접 나갈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환경을 구비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상장을 하고 더 대규모로 투자하겠다.

15일 ‘각’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 전경
△상장을 하면서 조금 여유가 생겼다. 예전에도 수익을 내곤 했지만 새로운 사업을 투자하기에는 늘 빠듯했다. 이제 조금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확보됐다.

한 단계 변화되는 단계라고 본다. 가장 많은 자금은 기술적으로 투자가 되는 쪽에 쓰여야 한다. 해외에서도 여러가지 기술이 나오고 있다. 좋은 인터넷 서비스는 국경이 없다. 시간 제한도 없다. 우리도 못지 않게 좋은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다만 포커스를 잘 맞춰야 한다. 우선은 우리 연구소에서 하고 있는 여러가지 기술에 투자한다. 외부에서 기술을 갖고 있는 분도 현금을 활용하는 타깃이 될 것 같다.

△절박하게 열심히 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지 않나.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현지에 있는 사람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거기 있는 친구들이 열심히 했고 현지화도 했다.

가장 큰 비결이라고 함은 국내 시장이 작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이었다.

달리 보면 인터넷 큰 회사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다 무너졌다. 그런 면에서 살아 남으려먼 새로운 시도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절박함과 일하는 사람들의 헌신. 그런 것이 성공의 계기가 됐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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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M&A 타깃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이 강한 곳에 ‘벨류애드’ 할 것이다. 그곳이 우리의 주 타깃이 될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이번 자금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O2O를 공격적으로 했다고 보진 않는다. 그 단어가 주는 허상이 있다. 너무나 넓은 뜻이다. 그렇게 보면 사업쪽으로 어려운 것 같다. 하반기에 우리 기술이 쓰인 새로운 게 선보인다. AI 기술이 쓰일 것이다. 그동안 PC와 스마트폰에 집중했다면 다른 곳, 다른 환경에서 가치를 줄 수 있는 안을 고민하는 것이다. 하반기 정도에는 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이 나올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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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거의 매달 다녀오고 사업하느라 고생하면서 많이 느꼈다. 한국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브랜드도 해외 나가면 너무 약하다라는 생각이다.

반면 미국의 거의 모든 서비스와 브랜드는 쉽게 수용된다. 하드웨어와 달리 소프트웨어는 브랜드부터가 다르다. 그 선택을 할 때 브랜드의 힘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런 점에서 라인이란 브랜드가 도쿄와 뉴욕에서 상장되면서 너무 기쁘다. 이런 점에서 좀 더 강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네이버 안에서 자회사가 성장했고 독립했다. 우리는 주주로 있는 회사가 됐다. 기쁘게 생각한다. 라인 다음 서비스들이 또다시 성장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을 갖고 가는 서비스가 계속 나와야 한다. 네이버 안에서 독립한 라인이 상장한 것처럼, 네이버가 ‘도약의 터’가 됐으면 한다.

△좋은 사례가 라인 웹툰이다. 웹툰이라는 시장이 정말 많은 아티스트에 기회를 준다. 명성과 부도 누릴 수 있게 해줬다. 이런 일들이 창작과 연결되도록 추구하는 게 앞으로의 방향이다.

실제로도 라인 웹툰에 오랫동안 투자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모델이 다음 번에는 다른 분야, 브이나 음악하는 분야 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 창작자 성공 모델이 해외에서도 시장을 얻을 수 있게 하고 싶다.

조석 같은 분은 중국에서 굉장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분이 뛰어났지만 우리가 기여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보람이다. 이런 방식으로 계속해 진행해 나가겠다.

△상장이 협회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발표하거나 얘기할 수 없었다. 우리가 제대로 답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 가지 컸던 오해는 우리가 상장 시기를 많이 늦추는 ‘바람에 나쁜 시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것은 ‘상장을 어떻게 보느냐’ 달려 있다. 성공적인 상장이 가장 큰 돈을 땡길 수 있을 때 들어가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상장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4년전부터다. 오랫동안 했다. 초기의 메신저는 마케팅 전쟁이었다. 1등이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마케팅 비용을 썼다. 그런 데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M&A를 하고 당장 언제라도 상장할 수 있는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 상장을 안 했던 것은 여러모로 그런 벨류가 정상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정말 메신저라는 것이 돈을 어떻게 벌 것’인지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지 답이 나와 있지 않던 때다. 그런 상태에서 상장을 하면 주주들에 대해 책임감을 다하는 게 아니라고 본다.

지금은 라인이 매출도 되고 투자자들한테 설명도 할 수 있다. 이런 때 비로소 일반 투자자들한테 우리의 비전을 보일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봤다. 우리가 생각하는 상장이라고 본다.

만약에 2년전 10조였는데 지금 6조였다고 보자. 그때 주식 산 사람들은 엄청난 손해를 보는 게 아닌가. 지금 시장에서 꾸준하게 가치를 올리는 것이 더 맞는 것이라고 본다. 도쿄 증시에 올라왔지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을 때가 더 적절하다고 본다.

또 한가지 나왔던 점은 종류 주식 때문에 상장을 미룬다는 기사였다. 미국 페이스북의 경우 종류 주식을 갖고 있다. 종류 주식을 통해 더 많은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 리스크 테이킹을 하면서 의사 결정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렇다. IT 기업들이 많이 한다.

이게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허락된 일이 아니다. 일본은 법적으로 허락되는데 사례가 거의 없다. 검토는 해봤지만 결론은 ‘여러가지 오해의 소지가 있어 하지 말자’였다. 이것 때문에 상장 시기가 옮겨지거나 늦어졌다는 것은 아니다.



동시 상장에서 일본은 가장 매출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선택됐다. 의미가 있다. 해외에 더 진출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뉴욕에도 상장한 것이다.

△포켓몬 고를 보면 괴롭다. 그런 것들을 우리 기업들이 했으면 좋았다고 본다.

예컨대 구글은 인공지능(AI)에만 30조원 정도 투자했다. 구글 같은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이 어마어마하다보니 그 돈 갖고 투자도 많이 한다. 그런 투자가 어느 정도 확률이 있다. 미국 실리콘벨리 기업들이 모인 곳에서 그런 브랜드를 갖고 투자를 하면 성공 확률이 높을 수 있다.

우리의 현금 창출력과 우리 브랜드로 좋은 회사를 인수하기 어렵다. “너네들은 뭐하냐” 야단 맞을 때는 반성도 하지만 좀 서운하다. 워낙 규모적으로 다른 면이 있어서 그렇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그런 것에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혁신을 못하면 우리는 죽게 된다고 본다. 바로 도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혁신에 대한 의미는 안에 있는 기업들이 절박한 데서 나온다. 생존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한 가지 더 서운한 것을 말하자면 싸이월드가 우리나라에서 나왔다. 통합 검색, 지식인 등 여러 시도가 있었다. 해외에 나오는 것을 혁신으로 생각하면서 우리 안의 시도에 대해서 폄하 할때는 속상하다.



△경영할 때 그런 얘기를 오랫동안 많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직원들한테 ‘이게 우리 회사의 비전이다’고 명쾌하게 얘기한 적이 없다. 그것을 안 하려고 한 게 아니다.

‘3년후에 어떤 회사가 될 것 같냐’고 누군가 물어보거나 10년 뒤에 인터넷을 물어본다면 내 대답은 ‘정말 알 수 없다’이다. 모르는 데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힘들다.

오히려 그런 것이 없어서 유연할 수 있었다. 비전 같은 것이 명확하면 좋겠지만 그 비전에 맞춰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 비전에 맞추려면 의도적이든 그러지 않든 조직은 경직되고 구성원은 머뭇거릴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회사를 하면서 배운 것은 회사는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절박하지만 유연성을 갖는 게 기본이라고 본다. 의사 결정을 할 때 그런 부분을 강조한다.



△라인 웹툰, 브이(V)도 차별화된 서비스다. 미국 등 큰 시장에 가려고 노력중이다. 웍스 모바일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업은 기술이 있는 것이다. 갑자기 성공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내부에서 많은 시간과 기술을 써서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찾아 가려 한다. 웍스 모바일에서 이메일 서비스는 오랫동안 해왔다. 동영상 전송 기술은 브이를 통해 잘 나왔다. 웹툰 플랫폼도 잘하고 있고. 스노우 같은 경우에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라인의 성공 스토리를 이을 후배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세리 이후 훌륭한 후배들이 나온 것처럼. 라인이 이런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다른 후배들이 더 멋진 모습을 보일 것이다.

△모바일 시대 글로벌 큰 회사랑 싸우려면 선택과 집중을 잘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네이버 스스로가 게임을 만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직접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정말로 중요한 일이다.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확보하려고 한다. 연구소 같은 경우에는 해외에 지점이나 지사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다만 실리콘벨리에서 제품을 잘 만드는 회사의 A급 인력들이 오겠느냐.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 구글, 페이스북을 보면 인건비가 어마어마하다. 브랜드도 강하다.

그런 사람들을 데려오기란 어렵다. 한국까지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연구소 조직을 만들어서 채용을 하겠다. CTO가 대학과 연계한다던가 유능한 인재가 있을 때 회사를 만드는 방안도 생각해보겠다.

△그동안은 내가 특별히 말할 만한 게 있는 게 없었다. 다른 채널을 통해 회사의 일들이 전달되고 있었다.

이 일을 17년 하고 있지만 이렇게 말할 일이 생기면 한 달 전부터 스트레스로 괴로워한다. 이런 일을 하는 것보다 서비스에 대한 잔소리를 하거나 전략을 짜는 게 더 좋다.

정기적인 미팅이라고 한다면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할 수 있을 것 같다. 학생들 스타트업을 만나고 이런 애기를 하는 것이 즐겁다. 좋은 일이다.

앞으로 (제2의 라인을 만들기 위해) 기여를 하려면 일본이 아닌 유럽이나 북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 거기 있는 유저들이나 개발자를 만나 교류 해야한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어떻게 움직였는지 자신 있게 말하기 힘들다. 라인을 별도 상장할 때 네이버 주주가 움직였을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라인 주식을 사기 위해.

네이버로서는 위기이고 새로운 시작이다. 우리 임원들이 또 네이버 주식을 사야 할 목적을 만들어야 할 단계다. 지금까지는 글로벌 회사 하나를 키워 나가는 것이었다. 다음번에도 또 보여줘야 한다. 새로운 자회사를 잘 지원해 ‘네이버가 라인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도가 있구나’라고 보여줘야 한다. ‘장기적으로 주주에 이득이 되겠구나’ 등. 네이버가 변신하는 게 지금 해야 할 가장 큰 일이라고 본다.

△지금 인터넷은 미국이나 중국 외에 생존하는 회사가 없다. 미국에서 2등은 야후인데 여기저기 팔려나갈 정도로 위기다. 미국이나 중국 등 큰 회사 외에는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곳이 없다. 지금처럼 살아남고 성장하느냐는 게 버겁다.

큰 회사들은 돈이 많다. 보수도 좋다. 연구 개발에 수 십조원 쓸 수 있는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혁신할 것이냐. 살아남을 것이냐’를 놓고 매해가 고통스럽다.

워낙 큰 상대인데다 국내 시장도 잠식되고 있다. 동영상은 유튜브에 빼앗기고,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SNS는 페이스북 천하다. ‘국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 굉장히 고민이 많다. 잠 못 자고 고민하는 일이다.

△한국 회사냐 일본 회사냐 어디가 국적이냐 이슈가 좀 되기도 했다. 네이버 지분의 60%는 외국인이 소유했다. 그렇게 따지면 네이버는 글로벌 회사다. 자회사인 라인도 글로벌 회사인 것이다. 회사의 국적을 지분만 갖고 따진다면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한국 사람 지분이 높은 이유는 스타트업 초창기에 한국인 개발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신중호도 강점이 사업에 있지만 개발이 강한 친구다.

지금의 라인은 인센티브가 끝난 것이 아니다. 사업적으로는 일본 직원들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일본이 더 받을 것이다.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미국이나 이런 회사들이 무서운 회사라는 점이다. 돈 많고 시가총액도 많다. 이런 회사가 우리나라에 시장을 빼앗고 있다.

유튜브가 동영상 시장에서 얼마를 벌어가고 있는지, 페이스북이 얼마나 벌어가고 있는지, 구글이 앱에서 얼마나 벌어가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중국처럼 ‘무조건 막아라’가 아니다. 그런 글로벌 회사들이 와 사업을 하는 데 있는 불공정한 부분을 덜자는 얘기다. 최소한 그 회사가 돈을 벌면 매출이 얼마인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세금도 이슈다. 구글 지도가 국내에서 측정을 하다 개인정보 이슈 문제가 일어났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서버를 찾으러 갔지만 해결이 안됐다. 어떤 서비스 업체든 유저의 데이터에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가장 돈을 많이 버는 회사가 세금도 안 내고 유야무야 넘어간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 네이버가 세금도 제대로 안내고 고객 데이터도 알 수 없게 해외에 뿌린다면 정부가 용서할까. 그런 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 왜 그런지 이해가 안된다.

지도도 서비스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의 룰이 있어야 하고 서버가 여기 있어야 한다. 구글 같은 자금력 있는 회사가 한국에 지도 서비스를 하는 게 뭐가 어려워 끌겠는가. 자기네 서비스가 안되니까 나라가 법을 바꿔야 한다는 게 과연 온당한가. 네이버가 그랬다면 이슈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왜 이렇게 심각하게 (구글 지도 반출 문제가) 다뤄지는지 모르겠다. 구글이 서비스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이 나라에서 사업을 하려면 세금을 정확히 내고 사업 데이터를 정확히 하라는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 이스라엘에서도 따르고 있다. 사용자 정보에 대해서 어떻게 보호할지 법안도 만들고 있는데 ‘일방적으로 나라의 법을 만들라’ 하는 것이나, 게임을 못할 것처럼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메시지로 주고 받았다. 종을 치는데 뭉클했다. 울지 말라고 보냈다. 서로 덕담하고 잘 끝났다. (신중호 CGO가) 영어 인터뷰 때문에 죽을 것 같다고 했다.

라인 가서 워낙 사람들이 힘들어 했다. 꼴찌인 상태에서 수 없이 많은 시도를 열심히 했다. 그 사람들이랑 술 먹다가 해 뜨는 것을 여러 번 봤다. 꿈인 것 같다. 꿈에서 깨어나면 꼴찌인 상태에서 뭘 해도 안되는 그때로 돌아갈 것만 같았다.

벨 누르고 인터뷰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그랬다. 잠을 못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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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많이 못 뵈었다. 은둔하거나 숨어 있는 게 아니다. 이런 것을 잘 못하는 성격도 있지만 일본에서 해외 사업을 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사업이 잘 안되는 부분에 있어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음번에는 더 큰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첫걸음에 디딤돌 역할을 했으면 한다. 회사에 기여하고 기쁨을 줄 수 있는 것이 인터뷰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이해해주고 성원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