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낮은 저가관광상품 몰아내기...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by강경록 기자
2013.10.10 10:40:18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정부는 중국의 여유법 시행을 계기로 중국 저가여행상품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는 중국 여유법 시행을 계기로 우리나라 관광 이미지를 훼손하는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저가시장에 대한 개선책을 지난 8일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보고했다. 지난해 방한 중국관광객은 278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바운드 관광시장의 25.5%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약 450만 명의 중국관광객이 방한할 것으로 예상돼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1위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그동안 방한 중국관광객의 양적인 성장에 비해 쇼핑관광 위주의 초저가 상품이 범람하고 있어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질적 고도화에 큰 장애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정부는 2011년 한중 장관회의 이후로 중국 측에 양국 간 저가관광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중국 측은 올해 4월 25일, 구체적인 쇼핑장소의 지정과 원가 이하의 상품판매 등을 금지하는 여유법(旅遊法)을 제정해 2013년 10월 1일부터 시행하기 시작했다.

중국 여유법의 구체적 내용은 ▲ 여행사의 비합리적인 저가를 통한 모객 금지 ▲ 쇼핑 등 별도항목을 통한 수수료 수취 금지 ▲ 구체적인 쇼핑 장소 지정 금지 등이다. 이번 조치로 중국 내 단체관광객 대상 상품가격이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시장 모두 일제히 50~100%가량 상승했다. 특히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태국, 대만의 가격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조치는 단체여행객을 대상으로 모든 나라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개별여행(FIT)시장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중국 단체관광객 시장이 10월부터 3~4개월간은 40%~50% 정도 축소될 것으로 보여 올해 방한 중국관광객은 당초 예상보다 10만 명~15만 명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체 방한 중국관광객 수는 지난해 대비 약 55% 증가한 450만 명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정부는 중국 여유법의 시행이 중국 관광객의 일시적인 감소를 가져올 수 있으나 국내 관광시장의 저가 이미지를 개선하고 시장구조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도 합리적인 시장질서가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관리 및 지원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 중국어 가이드 지속 확충 = 급증하는 중국 관광객에 대비하기 위해 중국어 가이드 특별시험 1회를 추가 실시하고, 출제 난이도를 조정하는 등, 매년 중국어 가이드 500여 명씩을 확충할 예정이다.

◆ 외국인전용 기념품점 폐지, 자율경쟁 유도 = 저가 관광의 원천인 외국인전용 기념품점을 올해 말까지 폐지해 자유경쟁 체제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 조치로 쇼핑 수수료 등에 의존하는 부실 여행사가 자연스럽게 퇴출될 것이며, 또한 관광 프로그램, 가이드, 숙박 등 상품 경쟁력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하는 합리적 시장질서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중국 전담여행사 대상 갱신제 실시 =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전담여행사에 대해 2년 주기의 갱신제를 도입해 중국 관광객 유치 실적, 가격 합리성, 정부정책 호응도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 후 일정 점수 이하의 불량 여행사를 퇴출할 예정이다.

◆ 중국 전담여행사 상품개발 지원 등 =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천편일률적인 관광 상품에서 탈피해 우리나라의 매력적인 관광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한국여행업협회에 4명으로 구성된 상설 전담팀을 만들어 중국 전담여행사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할 것이다.

◆ 한중 협력체계 강화 = 오는 10월 말에 한중 관광 관련 연락체계 구축, 전담여행사에 대한 통합 관리, 취소 및 사고 내역 교환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한중 관광품질향상 실무협의체’를 구성, 운영해 한중 간 공정관광에 대한 일관된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양적 성장 중심에서 벗어나 질적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 우리나라가 외국 관광객들에게 다시 방문하고 싶은 한국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