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멀고 먼 물가 3%대..`환율 복병`
by권소현 기자
2011.10.04 11:52:13
달러-원 환율 1200원 돌파..수입물가 우려
공공요금 인상 대기..연말 계절적 요인도 가세
마켓in | 이 기사는 10월 04일 11시 22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소비자물가가 9개월째 4%를 넘는 상승률을 이어갔다. 8월 5%를 상회했던 것에 비하면 진정된 것이지만 여전히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범위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문제는 기저효과가 기대되는 4분기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불안감에 환율이 1200원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수입물가가 우려되는데다 교통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대기중이어서 서비스물가도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4.3%를 기록, 전월 5.3%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이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신선식품 물가는 전년비 7.4% 떨어져 지난 2008년 12월 이후 2년9개월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집중호우 여파가 이어진데다 추석 연휴까지 있어서 9월초까지는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후 눈에 띄게 안정세를 보이면서 물가를 4%대로 진정시키는데 한몫 한 것이다.
하지만 3%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4%대 중반에 가까운 상승률을 유지한 데에는 역시 금반지 가격 급등의 영향이 컸다. 금반지 값은 9월 전월비 8.1% 뛰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고조되면서 국제금값이 오르자 금반지 가격지수도 400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반지를 제외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에 그쳐 4%를 밑돈다.
서비스물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특히 집세가 전년비 4.7% 올라 넉달째 4%대 상승률을 이어갔고 공공요금도 0.6% 올랐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워낙 작년 9월 물가가 높았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며 "이를 제외하면 실제 물가수준은 9월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물가상승압력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한번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서비스물가도 물가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달러-원 환율은 8월 평균 1074원에서 9월 1125원으로 상승했다. 이같은 환율상승 영향이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0월 첫 거래일부터 1200원을 돌파하면서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도 대기중이다. 이달 들어 우편요금이 20원 인상됐고 다음달에는 수도권 지역 버스와 지하철요금도 오를 예정이다. 여기에 연말 물가상승 요인이 높은 만큼 계절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상승 때문에 쉽게 가격을 조정하지 못할 것"이라며 "농산물 가격은 안정되고 있지만 공업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은 오름세여서 물가가 3%대로 내려앉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올해 정부와 한은의 물가목표치 4%는 물건너갔다는 평가가 높다. 정 수석연구원은 "기저효과 때문에 이 수준에서 더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연평균 물가상승률 4% 달성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