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젠 글로벌서 고급차로 승부-FT

by민재용 기자
2011.05.19 10:25:05

도요타 추월위해 `품질` 강조
美 시장점유율도 급상승..올해 수익 전망도 밝아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현대차(005380)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도요타 등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저렴한 소형차를 양산하는 회사에서 고급차를 생산하는 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이탈리아 명품 패션업체 프라다와 손잡고 1200대 한정의 `제네시스 프라다`를 출시했다. 그간 통용됐던 현대차의 `싼 차`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도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셈이다.
 
현대차의 마케팅 담당 한 임원은 이데일리 기자와 만나 "제네시스 프라다의 성과를 지켜본 다음, 결과가 좋을 경우 명품업체와의 파트너십 확대 등 후속 프로젝트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FT도 현대차가 이미 자동차 생산량 측면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의 입지를 굳혔다며 이제 고급 브랜드 형성과 품질 향상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도요타가 지난해 리콜사태에 이어 올해 일본 대지진 여파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춤하는 사이 현대차가 프리미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광국 현대차 브랜드 전략 임원은 "도요타의 생산량이 아니라 도요타의 품질을 따라잡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최대 장점인 저렴한 소형차 분야 생산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금융위기에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브라질과 러시아 등에 자동차 공장을 신설하는 등의 노력을 한 만큼 양과 질 모두의 향상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상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가 아직 프리미엄 시장에서 도요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의 저렴한 자동차 시장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고가의 고급차 판매 전략을 동시에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FT는 미국 내 현대차 시장 점유율이 2007년 2.8%에서 최근 7.7%까지 늘었다며 현대차의 프리미엄 시장 진출 노력이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실제 중형차인 쏘나타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대비 60% 이상 증가했으나 경쟁 차종인 도요타의 캠리는 8% 줄었다.

현대차는 이 추세를 굳히기 위해 미국 소비자에게 유류세를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도도 시행할 계획이다. HSBC는 현대차의 올해 연간 순익을 전망을 지난해 5조 2670억원 보다 많은 6조 4520억원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