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박스권 증시..변동성 지표는 `상승` 암시

by손희동 기자
2008.02.22 14:12:42

내재변동성, 지난달에 고점찍고 하향
옵션 프리미엄도 거품 빠지기 시작해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증시 방향성에 대한 의문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도 시장을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어 투자자들로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없는 상황.

사정이 이러한 가운데 주식과 관련된 파생시장에서는 더이상의 급락은 없을 것이란 지표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어 시장 참여자들을 안도케 하고 있다.

절대적인 기준에서 봤을 때 변동성 수준은 낮다 할 수 없지만, 지난 1월과 같은 급락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변동성은 축소 사이클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이는 곧 지수 상승 사이클의 지속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21일 기준 코스피 지수의 평균 내재변동성은 29.30%로 단기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달 22일의 46.30%보다 17%포인트 가량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609.02에서 1704.36으로 100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증시 상황은 지금이나 별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1600선은 단기 박스권의 저점이고, 1700선은 고점일 뿐, 지수는 언제든 등락을 거듭할 수도 있다는 것.



실제 이 기간(20거래일)중 1% 이상 지수가 움직인 날이 12거래일이나 돼 시장은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다만 변동성 지표가 조금씩 하향곡선을 그려가면서 지수가 반등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통상적으로 지수와 변동성은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은 시장이 바닥을 다지면서 조금씩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20% 초반에 머물렀던 내재변동성이 작년 8월이후 급등하기 시작했다"며 "일반적으로 30% 이상이면 높은 수준으로 보는데, 지금은 그래도 30% 이하로 내려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최근 한달 간 코스피 지수와 내재변동성 추이 (자료:신영증권)


풋과 콜 간의 변동성 격차가 시간이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보통 콜보다는 풋이 가격의 급등락에 민감하게 움직여 변동성이 큰데, 이제는 그 간격도 어느 정도 좁혀지는 등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호상 연구원은 "급락장에서는 변동성이 큰 가운데서도 풋이 민감하게 움직이고 콜은 덜 움직인다"면서 "회복기에는 두 지표 모두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좁혀지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옵션가격으로 대변되는 옵션 프리미엄이 정상가 이상으로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옵션이 시장가 이상으로 거래돼 왔던 것.

이에 옵션가격이 지수의 등락과 별개로 움직이는 등 비정상적인 상황이 연출됐었지만 변동성이 하락하고 거품이 빠지면서 이제는 그같은 상황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1월말에 폭등했었던 옵션가격이 지금은 안정되가는 단계에 있다"며 "그만큼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 최근 1년간 옵션 가격 변동성 추이(자료:한화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