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개포 등 강남 재건축 다시 `오리무중`

by윤진섭 기자
2006.01.10 11:51:07

서울시 용적률 완화 잇단 제동..중층·저층 타격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서울시 의회가 추진해왔던 2, 3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 상향에 제동이 걸림에 따라 강남권 중층 저층단지 재건축이 불투명해졌다.

용적률이 늘어나지 않으면 재건축을 해도 평형을 현재보다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용적률 상향 조정 기대감으로 반등했던 재건축 아파트 값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선 조합원 부담 증가 등 사업성 악화가 우려되면서 한동안 표류하거나 심할 경우 포기하는 단지도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지난 9일 10층 이상 중층 단지 중 3종 일반주거지 내 재건축의 용적률을 230%로 상향 조정하지 않고 210%로 유지키로 했다.

용적률 상향 무산으로 직격탄을 맞게 된 곳은 ▲ 대치동 은마아파트 ▲ 논현동 경복 ▲ 도곡동 삼익 ▲ 대치동 개포우성 등 20여 곳에 달한다.

이들 단지들은 기존 용적률이 180%대여서 소형평형의무비율, 개발이익환수제 등 각종 규제를 감안하면 조합원의 기존 평형을 넓히기도 쉽지 않고 추가 부담금도 적지 않다.

그러나 서울시 의회가 고밀도 지구 재건축 용적률(230%)과의 형평성을 들어 230%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커졌다. 210%에서 230%로 용적률이 높아지면 건축 연면적이 늘어가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부담이 줄고, 사업부지의 일부를 도로 등 공공시설로 기부채납하면 용적률을 250%까지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번 결정으로 조례 개정이 물건너가게 돼 재건축 사업은 사실상 중단될 수밖에 없게 됐다. 예컨대 대치동 은마는 당초 `250%+α(알파)`를 기준으로 재건축을 추진해 왔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아파트의 현재 용적률은 197%로 서울시의 방침대로 210%에 맞춰 사업을 추진할 경우 개발이익환수제에 따른 임대아파트 건립과 일조권 등 강화된 건축법 등을 적용 받게돼 평형 늘리기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강남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10층 이하 저층 재건축도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용적률 상향 조정과 층고 완화를 수용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사업이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의 이 같은 규제에 따라 재건축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곳은 ▲ 송파구 가락시영 ▲ 강동구 둔촌주공 ▲ 강남구 개포지구 등 3개 단지다.

특히 가락시영과 둔촌주공은 2종 주거지역에서 3종 주거지역으로 종 상향 조정을 통한 용적률 상향을 추진해왔으나 서울시는 이마저도 불허하겠다는 입장이다.

가락시영은 사업부지의 16% 정도를 도로 등 공공시설로 기부 채납해 2종에서 3종으로 용도 변경을 추진했다. 이를 기본으로 평균 28층, 일부 동 42층에 맞춰 재건축을 추진했다. 

개포지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해 말 강남구청이 서울시에 요청한 단지별 용적률 배분안 심의 보류를 요청했다. 이는 강남구청이 제시한 2종 주거지역 저층 단지에 177%의 용적률을 적용할 경우 기대만큼의 수익성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개포주공 1단지 관계자는 “용적률 177%에 맞춰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현재 5층이 12층 규모로 지어지는데 이 경우 13평형은 25평형짜리로 돌려받는다”라며 “강남구청안대로 재건축을 추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개포지구는 최소 200%의 용적률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심의 보류로 개포지구 재건축은 2007년까지 발이 묶일 수 있다. 이는 개포 저밀도 재건축 용적률 177% 적용의 근거로 2002년 결정된 ‘지구 전체 평균 200%’ 용적률의 변경이 5년 뒤에나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