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파워콤인수 자신있다"-데이콤 박운서부회장

by이경탑 기자
2002.06.04 13:02:37

[edaily 이경탑기자] "그동안 KT의 저수지 아래에서 농사를 짓다 보니 모든 관개시설을 KT한테서 빌려 써야 했고, 한해 한해 농사가 물값대기에 바빴습니다. 파워콤 인수는 다가올 ALL IP시대를 대비하여 독자적인 저수지를 확보하려는 것입니다" 오는 11일 파워콤 입찰을 앞두고 있는 박운서 데이콤 부회장은 4일 edaily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입찰 참여 이유를 설명하면서 파워콤 인수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박 부회장은 "파워콤이 보유하고 있는 광케이블은 8만Km로 KT보다 길다"며 "현재의 구리선이 광케이블로 교체되는 ALL IP시대가 도래하면 민간기업의 순발력과 기술력으로 KT를 앞서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운서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데이콤 구조조정 속도, 목표보다 1년 빨라 -지금까지의 데이콤 구조조정에 대해 어느정도 만족하나. ▲구조조정의 성과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1년 앞서 조기 실현되고 있다. 지난 4월 데이콤은 9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초 향후 3년간 10%씩의 비용절감을 통해 △이자보상배율 2이상 △부채비율 200% 미만 △당기순익율 3%이상 등 트리플3 전략의 달성시기로 내년이후로 예상했었다. 경영정상화시 순수 현금 흐름(net cash flow) 1000억원을 목표했다. 그런데 지난 1분기 이미 474억원의 순수현금흐름을 만들어냈다. 이는 `낭비` `비효율` `저생산`이란 공기업 체질을 바꾼데서 비롯됐다. 작년초 12단계였던 결제라인을 3개이하로 축소했다. 53명의 임원은 18명으로, 173명이었던 팀장은 110명으로 줄였다. 조직체계를 스피디하게 바꾸고 각 팀별로 대폭적인 책임이양과 손익목표를 부여했다. 그 결과 1인당매출액이 지난해 3억원에서 5억3000만원으로 늘었고, 매출대비 인건비 비율은 13%에서 11%로 낮아졌다. 올해 매출액대비 인건비 비중 목표는 8%이다. 그렇지만 이 정도는 내가 목표한 것의 30% 밖에 안된다. 이제 공기업 체질을 바꿔놓은 정도일뿐 갈길이 아직 멀다. -구조조정으로 흑자기조는 정착이 됐나. ▲잘못된 투자가 데이콤 부실의 근본원인이었다. 데이콤은 96년 시외전화사업을 시작하면서 3700억원을 투자했다 구렁텅이에 빠졌다. 또 97년 천리안사업부문에서 1000만 가입자 목표로 1300억원을 투자했다가 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전화사업은 최근 정통부의 접속료 조정으로 167억원의 손익 개선을 이루게 됐다. 관련 인원을 100명에서 50명으로 줄이고, 0505평생번호서비스와 텔레미팅 등 부가서비스 상품에서도 호조를 보여 이제 흑자전환했다. 천리안 인원을 400명에서 100명으로 줄였다. 오는 9월 심마니 DMI 등과 합쳐 전체 222명인 인원을 120명으로 줄인 후 벤처회사로 분사할 방침이다. 천리안도 내년에는 흑자전환될 것이다. ◇데이터통신시장 1위 탈환, 자신있다 -KIDC 등 자회사의 매각 추진상황은 ▲KIDC에 대해서는 일본업체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번 파워콤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도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일단 파워콤 문제가 결정나면 본격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DST와 DiN은 현재 협의 중이지만 큰 진전은 없다. KIDC지분은 51%, DST와 DiN지분은 19.9%만 남기고 모두 매각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자회사중에는 데이콤크로싱만 남게 된다. -다 정리하고 나면 앞으로 이끌고갈 핵심 주력사업은. ▲앞으로 데이콤은 데이타 시장 1위를 목표로 메트로이더넷사업에 집중한다. 현재 PC방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데 메트로 이더넷으로 전환한 PC방수가 작년말 이후 5000개가 됐다. 올해 전국 PC방의 절반인 1만개 PC방에 메트로이더넷 보급을 목표하고 있다. 메트로 이더넷서비스는 속도가 2∼10메가로 기존 전용선보다 훨씬 빠른데 비해 요금은 종전 대비 30% 싸다. 투자비 역시 30% 적게 소요된다. 가정고객을 대상으로도 매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개시 1달만에 2만5000가입자가 이 서비스로 전환했다. 이런 추세라면 10개월만에 25만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신규 아파트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기업고객에게도 매트로 이더넷 서비스를 진행중인데, 기존 전용회선 사용 기업고객 3500개사 중 이미 90개사가 매트로 이더넷방식으로 전환했다. 데이콤이 주력하는 데이타시장은 기업고객이다. 이 때문에 파워콤 망이 필요하다. 그동안 KT란 저수지밑에서 농사를 짓다보니 모든 관개시설을 KT것으로 빌려쓰다 보니 물값(전용회선 이용료) 내기에도 급급했다. 파워콤 인수는 ALL IP시대에 대비한 단독 저수지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파워콤 인수는 사활적 과제 - 하나로통신도 파워콤 인수에 나서고 있는데, 통합 논의는. ▲이전에 하나로통신의 신윤식 사장을 직접 방문했다. 하나로통신과는 원칙적으로 파워콤 입찰에 협력하기로 합의했지만 하나로통신측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파워콤 인수목표지분 51%중 하나로통신은 7.5%만을 투자하는 대신 파워콤의 사장 자리와 망운영권을 모두 자기들이 가지겠다고 주장한다. 데이콤은 CFO하고 돈만 내고, 인사와 노무관리는 한전측에 맡기자고 제안했다. -데이콤이 파워콤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데이콤은 KT나 그 어떤 회사보다도 기술력이 뛰어나다. 데이콤에는 i-data라는 완벽한 ERP시스템이 있는데 이러한 망관리시스템은 망 전체를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고장을 경고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KT가 전화기술에 기초하고 있는데 비해 데이콤은 데이타 기술에 기초한 전화회사다. 우리는 시스코로부터 세계 최고의 망관리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기술력에서 KT나 하나로통신보다 앞서 있다고 자부한다. 파워콤을 인수한 이후에는 파워콤 망을 통해 디지털미디어센터(DMC), 위성TV, 인터렉티브TV 등 신규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파워콤 인수이후 운용전략은. ▲지난달 실사이후 현재 제안서를 준비하면서 파워콤 운영전략을 수립중에 있다. 이 전략은 LG의 통신관련 회사들과 관련되어 준비하는 것이다. 현재 파워콤 전체 망수요의 30%를 데이콤과 LG텔레콤이 사용중인데 KT망 이용분까지 돌리면 파워콤 망 활용도는 자연스럽게 50%정도로 높아질 것이다. 파워콤을 인수하면 파워콤망을 일단 기존 데이콤망과 일원화시킬 것이다. 이렇게 해서 비용을 절감시킬 계획이다. 파워콤 광케이블은 총 8만km로 KT보다 길고, 라스트마일이 건물과 가정으로 보급되기 위해서는 향후 연간 2000억~3000억원의 추가 투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워콤망을 근간으로 향후 케이블 TV사업자의 망을 디지털로 업그레이드하는 다지털미디어센터(DMC) 등 신규사업도 고려하고 있다. -결국 인수자금이 문제 아닌가, 이후 투자자금은 어떻게 조달할건가 ▲파워콤을 인수하는데 성공한다면 이후 신규 추가 투자재원은 양사의 감가상각비 절감액만으로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실사에 따르면 향후 파워콤 3000억원, 데이콤 2000억원만 추가 투자하면 된다. 이 정도 자금은 내부적으로 충분히 조달 가능하다. 특히 최근 해외투자자들로부터 상당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미 컨소시엄에 공동 참여를 발표했던 캐나다 연기금 CDP와 소프트뱅크아시아인프라스트럭쳐펀드(SAIF) 외에도 2개업체와 추가 투자를 협의 중이다. 업체이름은 밝힐 수 없다. 이들에게 투자이후 3~4년만 나에게 전적으로 맡겨달라고 했다. 그이후 투자자금을 돌려줄수 있을 것이다. -파워콤 인수가 사활적인 과제인 만큼, 인수 실패는 데이콤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 실패한다면 어떻게 사업방향을 정할 것인가. ▲파워콤이라는 인프라를 확보못한다면 보완솔루션 결제 인증 등 인프라위에서 할 수 있는 ASP사업에 주력할 것이다. 전자메일, 홈페이지 제작, 웹호스팅, 웹하드 등을 서비스하는 쪽으로 조직을 완전히 개편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능성 △편리성 △신뢰성 △가격경쟁력이라는 4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데이콤은 이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 지난해 말 시작했던 웹하드 서비스의 경우 이미 7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고, 최근 한국교총과 전국 24만여명의 교원들을 대상으로 홈페이지 제작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기존 딱딱했던 조직을 벤처처럼 말랑말랑하게 운용해 나갈 것이다. 대폭적인 인센티브 및 보너스, 스톡옵션과 연봉제 등을 이미 노조측에 제안했다. 노조 합의 절차가 남았지만 노조도 데이콤이 벤처가 돼야 살아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화상통화, 텔레미팅 등 새로운 전화부가서비스를 매년 3∼4개씩 새로 출시할 것이다. 이에 따라 부가서비스 매출비중이 지난해 32대 68에서 올해 38대 62로 늘었다. 올 목표는 50대50이다. 대규모 투자가 들지 않는 지능망 개발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파워콤 인수하면 주가 5만원은 가야 -지난해 발행했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언제 만기인가. 주가 전망은. ▲내년 1월이 만기인데 주가가 2만9500원이 되면 1억 달러를 추가 출자받는 조건이다. 파워콤을 인수하면 올 연말 주가가 5만원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내년 1월 추가 외자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가 약세는 LG전자가 작년 지분 26%를 CSFB에 팔고 난 이후 CSFB가 물량을 내놓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제 그 잔량도 50만주 정도 밖에 안남아 물량부담은 모두 해소돼 주가는 안정될 수 있다고 본다. -SKT가 KT의 1대주주가 됐다. 기존 3강정책이 2강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듯하다. SKT의 KT 1대 주주 등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SKT의 KT 1대주주 참여는 SKT의 내부 중장기 전략 차원에서 이뤄졌다. 즉 다가올 유무선통합, 광케이블 ALL IP 시대 전망에 따른 것이다. 논란이 되고는 있지만 SKT가 KT지분을 다시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KT민영화 결과에 따라 LG의 파워콤인수 의사가 더 강해졌나. ▲최근 KT민영화와 관련해 LG그룹쪽에서도 통신사업에 대한 "다시 한번 해보자"는 의견이 강해졌다. LG가 이번 파워콤 인수를 계기로 명예회복에 나설 것이다. 그동안 LG는 제조업에 강했는데 제조업 마인드로 서비스사업을 시작한 것이 부진의 원인이었다. 이제 충분히 시행착오를 겪었기에 "일등 LG"에 자신감이 있다. 그동안 파워콤 입찰참여가 그룹이 아닌 데이콤 단독의사가 아니냐는 오해가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렇다면 당초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검토했던 LG그룹이 2500억원으로 유상증자규모를 늘리기로 한 것은 무엇인가. 데이콤은 하나로통신 등 경쟁자들보다 자금력에서 앞서는 만큼 인수를 자신한다. 그런 점을 그룹 최고경영층에 설득했고 구본무 LG회장으로부터도 격려를 받았다. ◇박운서 데이콤 부회장 약력 -1939년 경북 의성생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미국 뉴욕대학교 경제학 석사 -제6회 고등고시 재경직 합격, 경제기획원 기획관리실 -상공부 통상진흥국장(이사관) -대통령 경제비서관(산업담당) -통상산업부 차관 -한국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LG상사 부회장 -2001년 데이콤 대표이사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