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등 불법 생산·판매 가담”…美, 中·멕시코 기업 등 제재

by방성훈 기자
2023.05.31 09:50:00

美재무부, 中·멕시코 개인 12명·기업 5곳 제재
"마약 카르텔에 불법 오피오이드 생산 장비 공급"
미국 내 자산동결 및 미 기업·개인과 거래금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정부가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불법 생산·판매에 가담한 혐의로 중국과 멕시코의 개인·기업에 제재를 부과했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사진=AFP)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펜타닐 등 오피오이드 밀매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중국과 멕시코의 개인 12명, 기업 5곳에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들 제재 대상은 오피오이드를 ‘재넉스’(Xanax)라는 미 상표명을 가진 의약품으로 둔갑시켜 불법적으로 판매하는데 협력·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번 제재에 대해 “미 전역의 펜타닐 중독과 (이에 따른) 사망 급증을 부채질하는 치명적인 공급망과 관련해 모든 단계를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재 대상 개인·기업에 대해서는 “마약 카르텔이 위조 알약을 생산하는 데 사용하는 압착기, 금형 및 기타 장비 판매와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경우 미국으로 압착기를 운송한 혐의로 개인 3명과 율리테크놀로지 디벨롭먼트가,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오피오이드 생산 장비를 공급한 혐의로 야손 제너럴 머시너리, 야손 일렉트로닉 테크놀로지가 각각 제재를 받았다. 제재를 받은 개인과 기업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며 미 국민 및 기업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미국에선 오피오이드 중독이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에만 10만명 이상이 오피오이드 복용으로 목숨을 잃었다. 미 정부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중국 기업들로부터 원료를 사들인 뒤 펜타닐 등으로 제조해 미국에 유통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중국이 미국과의 경쟁에서 마약을 무기화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으며, 미 의회에서는 오피오이드 원료를 공급하는 중국에 책임을 묻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아울러 미 법무부는 지난달 멕시코 마약 밀매조직 ‘시날로아 카르텔’ 조직원 28명을 펜타닐 밀매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