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장사 매치그룹, 하이퍼커넥트 1.9조원에 인수…왜?

by이대호 기자
2021.02.10 09:02:30

배달의민족(4.7조원) 이어 국내 스타트업 인수액 두 번째 규모
하이퍼커넥트 영상 메신저 ‘아자르’, 글로벌 이용자 99%
작년 상반기부터 인수 의향 보여…영상 메신저 기술에 관심
매치그룹, 아시아 진출 의지…하이퍼커넥트 북미 진출 탄력 기대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소셜앱 ‘틴더’로 유명한 미국 매치그룹이 ‘아자르’ 영상 메신저 기업 하이퍼커넥트(대표 안상일)을 인수한다. 10일 하이퍼커넥트는 매치그룹이 지분 100%를 17억2500만달러(약 1조933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거래 종결(클로징)은 올해 2분기로 예상했다.

인수가격은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에 이은 국내 인터넷 기업 두 번째 규모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우아한형제들 지분 88%를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에 인수한다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2014년 설립된 하이퍼커넥트는 국내보다 국외에서 더 유명한 기업이다. 글로벌 이용자 비중 99%인 영상 메신저 ‘아자르’를 서비스 중이다. 당시 웹에서 주로 사용했던 실시간 영상 커뮤니케이션 기술 ‘WebRTC’를 모바일 앱에서 최초로 상용화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 아자르다.

아자르 메신저 홈페이지 갈무리
아자르 출시 초기 예상치 못한 중동에서 대박이 터지면서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2019년 회사 매출은 1689억원. 전년 1045억원 대비해 가파른 성장세다. 아자르는 전 세계 230개국 19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국외 매출 비중은 95%에 달한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부터 매치그룹이 인수 의향을 나타내며 접촉을 해왔다. 하이퍼커넥트 관계자는 “매치그룹에서 계속 제안을 해왔고, 자체 개발한 영상 메신저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매치그룹이 재작년부터 아시아 시장 진입을 노렸으나 잘 안된 것으로 안다”며 “하이퍼커넥트는 북미 시장 진입을 노리는 와중에 양사 니즈가 맞았다”고 전했다.



미국 매치그룹은 소셜 디스커버리 앱 ‘틴더’ 등 40여개의 소셜 앱을 서비스 중인 업체다. 북미, 유럽, 일본 등 글로벌 빅마켓 내 비게임앱 부문에서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시가총액 약 47조원 규모의 소셜 앱 선도업체다.

하이퍼커넥트는 매치그룹의 인수로 최근 북미에 출시한 영상 기반 소셜 디스커버리 & 데이팅 앱 ‘슬라이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기대했다. 올해 출시 목표로 준비해 온 엔터프라이즈 및 인공지능(AI) 기반의 차세대 소셜 서비스 등 신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샤르 듀베이(Shar Dubey) 매치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하이퍼커넥트가 설립부터 줄곧 집중해 온 혁신 기술 개발은 놀랍도록 인상적인 결과를 만들어 왔으며, 회사가 갖춘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시장 입지는 매치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벽히 보완한다”고 인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서 “향후 자사가 지닌 북미, 일본 등 빅마켓에 대한 글로벌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이퍼커넥트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속화시킬 뿐더러, 하이퍼커넥트의 기술을 매치 그룹의 서비스들에 적용해 나가는 등 상호간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하이퍼커넥트의 혁신 기술에 대한 투자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는 “글로벌 소셜 디스커버리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환경에서 북미, 일본 등 빅마켓 공략과 함께 더 큰 규모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매치 그룹과 같은 글로벌 선도 업체와 손을 잡았다”며 “작은 스타트업도 혁신 기술만 있다면 글로벌에서의 사업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하이퍼커넥트가 증명해내고, 기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매치 그룹을 파트너로 맞이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