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감]노른자 땅 골라 지은 한국은행 사택 ‘텅텅’… “혜택 과도”

by이정현 기자
2020.10.15 09:12:28

숙소 건물과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으로 총 60채 소유
노른자 땅 골랐으나 일부는 이용 직원 없어 공실
홍익표 “한은 주거복지 혜택 과도, 국민 눈높이 안 맞아”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한국은행이 은행 본부, 화폐박물관 등 업무용 부동산 외에도 직원의 주거복지를 위한 주거용 부동산을 총 60채나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이용 직원이 없어 공실 상태였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아 15일 공개한 ‘한국은행 소유 부동산 현황’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20년 8월 말 기준으로 은행 건물 23채(경기본부 신축 포함)와 공동숙소 14채(매각 중 1채 포함), 공관 15채, 사택 31채(매각중 1채 포함) 등 총 83채를 소유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소유한 주거용 부동산은 가족을 떠난 독신 및 기혼 직원이 이용하는 공동숙소와 지역본부의 본부장이 거주하는 공관, 기혼직원 및 결혼예정직원이 이용하는 사택 등이다. 공동숙소의 경우 직접 건축했고 공관과 사택은 아파트 형태다.

공동숙소는 대부분 지역 도심지에 위치했다. 서울 용산구와 부산 수영구, 대전 서구, 대구 중구, 광주 서구, 전북 전주시, 전남 목포시, 경남 창원시 등이다.



한국은행이 직원의 주거복지를 위해 주거용 부동산을 직접 소유하고 있는 것은 다른 기관들과 비교를 했을 때 이례적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전세 제도를 통해 직원에게 합숙소를 제공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도 타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위해 임차한 원룸을 제공하고 있다.

숙소 이용료도 필요 이상으로 저렴하다는 지적이다. 2006년 1월 215.3억 원을 들여 한국은행이 직접 건축한 후암동 공동숙소는 직원은 보증금과 월세 없이 월평균 4-7만 원의 관리비만 납부하면 거주 가능하다. 서울 용산구는 인근 원룸 월세는 65만 원 수준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의 2019년 기준 한국은행 직원 평균 보수는 9906.4만 원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사택을 이용하는 직원이 없어 공실이었다. 부산 지역에는 사택 아파트를 6채나 소유하고 있지만 이용하는 직원이 적어 4채가 공실이다. 포항 지역의 사택 아파트 1채는 이용하는 직원이 없었다.

홍 의원은 “한국은행이 주거용 부동산을 직접 소유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 직원들에게 과도한 주거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현재 주거비 부담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 눈높이와 다르다”며 “일정 기간 이용자가 없어 공실이거나 활용도가 낮은 주거용 부동산은 매각하고 적정 수준의 숙소 이용료, 임차제도 활성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