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도 '3표차'로 불신임 위기 넘겨

by김경민 기자
2019.01.17 09:15:10

불신임투표서 151대 148로 승리
마케도니아 국명 변경 난항에 표결 제안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사진=AFP)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내각 불신임 투표에서 3표 차이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영국에서도 테리사 메이 총리에 대한 하원의 불신임안 표결이 열렸으며, 메이 행정부에 대한 불신임안도 부결됐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치프라스 총리는 불신임 투표에서 151명의 의원 표를 받으며 승리했다. 불신임 표를 던진의원은 148명으로, 차이는 단 3표에 불과했다.

이날 불신임은 마케도니아 국가 명칭을 변경하기 위해 제안한 것이다. 마케도니아와 그리스는 지난해 6월 마케도니아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바꾸기로 하고, 마케도니아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연합(EO)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1991년 유고 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마케도니아는 1993년에 구(舊)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공화국(FYROM)이라는 이름으로 유엔에 가입했으나, 이후 그리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2008년 나토 가입 문턱에서 좌절했고, EU 가입을 위한 절차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알렉산더 대왕에 대한 국가적 자부심이 큰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이 그를 배출한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지인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지방에 대한 영유권을 시사한다며 반발해 왔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의 국명을 인정하지 않은 채 마케도니아를 수도 이름을 딴 ‘스코페(Skopje)’로 부르고 있다.

27년 동안 나라 이름을 둘러싸고 반목하던 두 나라는 작년 5월 취임한 개혁 성향의 자에브 총리가 그리스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천명한 것을 계기로 화해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했고, 수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양국 갈등을 종식하기 위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리스와 마케도니아의 합의 이후 공은 그리스로 넘어갔지만, 그리스에서는 우파 야권을 중심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치프라스 총리는 불신임 투표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