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총리 “태광실업은 국민기업”… 박연차 회장 뚝심 투자 ‘결실’

by김정유 기자
2017.10.29 14:05:52

응웬 쑤어 푹 베트남 총리, 태광실업 현지법인 이례적 방문
박연차 회장과 향후 사업 방향 등 논의… "국민기업" 극찬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이 베트남 현지공장(태광비나)을 방문한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왼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태광실업)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태광실업은 베트남 투자기업 중 가장 모범적인 기업이다.” “베트남 근로자들에게 최고의 복지 제공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태광실업 베트남 생산법인 ‘태광비나’를 방문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환담을 갖고 전폭적으로 태광실업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베트남 총리가 외국인 투자기업을 직업 방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이는 현지에서 태광실업의 상징성을 나타낸 것이라는 평가다. 박 회장은 지난 1994년 베트남에 신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인 태광비나를 설립한 이후 꾸준하게 현지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는 대표적인 한국 기업인으로 손꼽힌다.

이번에 푹 총리가 태광실업을 방문한 것은 태광비나가 현지 노사관계 대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데다 ‘태광 푸꾸옥 기술전문대학’이 최근 개교한 데 따른 ‘답례’차원의 성격이 크다. 태광비나는 관리체계 현지화를 통해 현지인 관리자 및 임원을 육성하는 한편 유치원, 사내병원, 직원 전용마트 등 대형 복지시설을 운영한 공로로 노사관계 대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또 태광실업은 1000만 달러를 기부해 지은 기술전문대학을 베트남 정부에 기증, 미래 인재육성에 앞장선 공로도 인정받았다.

푹 총리는 이날 태광비나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고 박 회장과 만나 향후 양국간 사업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푹 총리는 “오는 12월 22일이면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는다”며 “태광비나는 5만명 이상의 고용창출은 물론 훌륭한 노사관계를 가꾸어 온 베트남 투자기업 중 가장 모범적인 기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베트남의 국민기업으로 성장해 달라”며 “특히 태광 푸꾸옥 기술전문대학은 베트남 미래 인재양성을 통해 한국·베트남 교류와 동반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오른쪽)이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태광실업)
이에 박 회장은 “‘지역사회와 함께, 종업원과 함께 발전하는 기업’이 태광실업그룹의 창업정신”이라며 “베트남 현지 종업원에게 최고의 복지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에도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푹 총리의 방문은 박 회장이 지난 23년간 꾸준히 노력해 온 현지 네트워크 구축이 결실을 본 것이라는 평가다. 태광실업은 ‘베트남 진출 1세대 기업’으로 꼽힌다. 박 회장은 1994년 베트남으로 넘어 가 신발 OEM 공장을 태광비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태광비나에서는 하루 16만 켤레의 신발을 생산하고 있다. 현지 5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해 푹 총리의 언급처럼 ‘베트남의 국민기업’으로도 불릴 정도다.



실제 박 회장은 태광비나의 생산라인 관리자들을 베트남 현지인 출신으로 늘려가고 있으며 현지인 임원도 16명이나 배출했다. 박 회장은 사업장 안에 22만 달러를 투자해 400명 규모의 초대형 유치원을 건립했고 지난해에는 200만 달러를 들여 유치원을 추가로 세웠다. 급여와 복지 모두 베트남 기업 중 최고 수준으로 책정한 것도 박 회장이 현지에서 태광실업의 이미지를 끌어올린 이유 중 하나다.

최근 개교한 기술전문대학도 박 회장의 철학이 담긴 산물이다. 박 회장은 교육에 대한 철학과 애정이 각별하기로 전해졌다. “1년의 계획에는 곡식을 심고, 10년의 계획에는 나무를 심으며, 100년의 계획에는 사람을 심는다”는 말이 박 회장의 평소 신조다. 이번에 개교한 기술전문대학은 호텔경영학과, 조리학과, 관광가이드학과, 리셉션학과, 숙박관리학과 등 5개 학과를 2년제로 운영하며 매년 총 350명의 서비스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최근 베트남에서 사업적으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 범위를 넓혀 베트남 최대 물류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발전부문 계열사 태광파워홀딩스를 통해서는 현지 화력발전소 설립까지 나서고 있다. 이같은 사업 확장에는 박 회장의 탄탄한 네트워크가 한 몫을 했다는 후문이다. 20여년 전부터 베트남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직접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태광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인 1조5588억원이다. 이 중 약 70%가 베트남에서 거둔 매출이다.

태광비나(태광실업 현지공장) 및 태광 푸꾸옥 기술전문대학 위치. (사진=태광실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