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선상원 기자
2016.07.26 09:37:08
2011년 정부 전수조사서 빠지자 5년간 숨기며 소비자 우롱
물질안전보건자료 분실해 독성성분 있는지 모른다고 해명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홈키파·홈매트·컴배트·퍼실 등 국내 모기살충제 1위 브랜드의 생활화학제품을 제조하는 헨켈홈케어코리아가 ‘홈키파 가습기 한번에 싹(홈키파 가습기싹)’이라는 가습기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홈키파 가습기싹’은 2007년 ‘홈키파 에어컨청소싹’ 등과 함께 생활용품 세정제 시리즈로 출시돼 판매됐으나 지난 2011년 11월 가습기살균제의 문제점이 알려질 당시 유통량이 적어 정부의 전수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 전수조사에서 빠지자, 헨켈은 수년간 해당 제품을 제조 판매했는데도, 자사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해온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성분을 밝히거나 안전성에 대해 해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헨켈측은 하 의원과의 전화통화에서 “단종 제품이었기 때문에 2011년 가습기살균제 사태 당시 자사가 제조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제품의 MSDS(물질안전보건자료)를 분실한 상태라 독성 성분이 들어 있었는지 여부도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MSDS는 화학 물질에 대한 안전상, 보건상의 기초 자료로, 유해한 물리·화학적 특성, 유독성, 취급 주의사항, 응급조치요령 등을 기록한 문서다. 당시 제품을 개발한 담당 임원과의 전화통화를 요구했으나 그 뒤 연락이 끊어졌다.
하 의원은 “시중에 유통된 제품인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정부의 전수조사에 걸리지 않자 지난 5년간 침묵으로 일관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내팽개친 매우 악의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하 의원은 이어 “시판된 제품의 MSDS를 분실했다는 헨켈 측의 답변이 굴지의 생활화학제품 회사의 시스템상 가능한 일인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며 “헨켈이 소비자 앞에 당당하다면 당장 성분 정보를 공개하고 피해자 구제에도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