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시대 펀드전략)⑤버는게 목적? 쓸곳을 먼저 보라
by이진철 기자
2009.04.30 11:06:48
<2부>맞춤투자가 뜬다
`묻지마` 대신 자금 용도에 맞는 펀드설계 효율적
소득공제 혜택용 `절세형펀드` 하나쯤은 보유할 만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직장인 이동성씨(36세·가명)는 소위 `펀드 가족`이다. 이씨의 가족들은 개인 명의로 최소 1개의 펀드를 가입하고 있다. 가족들은 자신의 연령대나 목적에 따라 맞춤형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씨는 주식형펀드 외에도 노후를 대비해 개인연금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이기도 한 이씨는 1년전 결혼기념일에 부인명의로 모 운용사의 `아내사랑`이란 이름이 붙은 해외주식형펀드에 가입했다. 얼마전에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 고민하다 자녀 명의로 적립식 어린이펀드에 가입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이후 고객의 투자성향과 재무상황 등 각기 처한 상황에 적합한 펀드상품 선택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국내외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묻지마 펀드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여전히 원금손실의 고통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개인의 투자성향이나 재무상황에 대한 고려없이 변동성이 높은 주식형펀드의 비중을 높게 가져갔던 투자자들은 자신에게 적합한 맞춤형 펀드선택의 필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
맞춤형 자산관리는 투자자의 재무상황과 투자계획, 투자성향 등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시장 전망을 감안해 자산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자통법 시행으로 펀드시장이 달라진 것은 투자자 보호강화의 일환으로 적합성 원칙 등이 의무화되면서 판매사들도 아무 상품이나 가입권유를 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금융투자회사들이 다양한 상품개발을 통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표방하고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대부분의 대형운용사들은 이미 일반 주식형펀드와 스타일별 테마펀드 유형을 어느정도 갖추고 있다.
따라서 기존 전통형펀드 유형의 신상품 출시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틈새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맞춤형 상품들에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개인에 맞는 재무설계를 하고, 투자성향이나 나이 등을 고려해 적절한 자산배분전략과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은 재무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팀장은 "투자자 각자가 가지는 재무적, 환경적 상황이 틀리다는 점에서 투자자별 맞춤 자산관리와 맞춤형 상품의 중요성이 증대될 전망"이라며 "고객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상품개발 능력은 금융투자회사의 장기 생존을 위한 핵심사안이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형펀드는 하나의 펀드에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투자 유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통법 시행으로 다양한 유형의 투자상품 개발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자의 개별 특성에 맞게 상품을 설계하고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에 대해 주목할 만 하다.
직장인이라면 펀드를 활용해 연말에 세금환급을 받을 수 있는 절세형 펀드를 하나쯤을 보유하고 있을 만 하다. 절세형 펀드는 장기투자를 동반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말 소득공제와 절세 혜택이 주어지는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와 `연금저축펀드`다.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는 만 18세 이상 무주택자 또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 1주택 소유자인 세대주가 가입하면 연간 불입액의 40% 범위내에서 최고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금융상품 중에서 연말소득공제 폭이 가장 큰 상품이다.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는 7년 장기 상품으로서 주식형, 채권형과 혼합형(주식편입비 50%이내)을 선택해서 가입할 수 있다. 직장 생활을 갓 시작한 새내기 직장인 또는 내집마련을 위한 재테크를 준비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가입해 두는 게 좋다.
연금저축펀드는 은퇴이후를 대비할 만한 상품이다. 소득세 5%, 주민세 0.5% 등 5.5%의 우대세율이 적용되며, 분기별로 100만~300만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투자하는 펀드다. 당해연도 불입금액의 100%, 최고 300만원 한도 내에서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도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으로 선택해서 가입이 가능하다. 만 18세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기간은 10년 이상으로 만 55세 이후 5년 이상 연금형태로 받는 장기투자상품이다.
이밖에도 올해말까지 장기적립식주식형펀드와 장기회사채형펀드의 세제혜택도 3년 이상 투자를 약정하면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다만 절세형 펀드는 장기투자를 동반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전문가들은 "절세형펀드들은 대부분 3년 이상의 장기 상품"이라며 "가입 전에 상품의 세제 혜택 요건을 꼼꼼하게 살피고 자신의 재무상황과 향후 자금이 필요한 시기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객대상이 특화된 펀드도 있다.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기대하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부가 서비스 기능을 갖춘 펀드들이 많이 출시돼 있다.
삼성투신운용의 `H-auto주식펀드`의 경우 펀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자동차 구입시 가격할인 혜택과 상해보험 가입 및 무상점검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아내사랑 글로벌 이머징주식형`은 추첨을 통해 연1회 아내감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재테크 세미나도 실시하고 있다.
목표전환형펀드의 경우 가입시 목표수익률을 정하거나 펀드에서 정해진 목표수익률이 달성되면 채권형으로 전환해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리자산운용의 `토탈스트래티지혼합투자신탁`은 매년 연초대비 7%(기간수익률) 수준의 수익률 도달시 주식을 매도하고 안정적인 채권 및 현금성 자산 위주로 수익을 추구한다.
생애 주기에 맞춰 설계된 라이프사이클(life cycle)펀드도 대표적인 맞춤형 상품이다. 가입자의 연령대와 예상 은퇴시기 등에 맞춰 펀드를 운용한다. 투자자가 원하는 투자목표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투자비중을 조절할 수 있고, 펀드에 따라 만기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가령 투자자의 나이가 적을 때에는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큰 주식의 비중을 높이고 나이가 많을수록 주식의 비중을 낮추어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적은 채권투자 비중을 늘리는 등의 운용을 하나의 펀드에서 해결할 수 있다. 통상 10년 이상 투자하는 장기 상품이며, 장기 투자펀드여서 펀드 수수료가 싸다는 장점도 있다.
라이프사이클펀드의 경우 두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여러 펀드의 투자비중이 미리 결정돼 있어 투자자가 연령에 따라 펀드를 선택하는 유형과 한개의 펀드내에서 자동으로 자산비중을 조정하는 유형이다.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웰스플랜주식`은 가입 다음해부터 점차 주식투자비율이 낮은 펀드로 전환할 수 있다. 가입 첫해 주식 투자비율은 80%, 65%, 50%, 35%, 20% 중에서 직접 고를 수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라이프사이클펀드`의 경우 모자형 펀드로, 주식투자비중에 따라 2030에서 6090까지 5개 펀드와 글로벌이머징, 브릭스(BRICs) 연금투자신탁 등 총 7개로 구성돼 있다. 이 펀드도 투자자가 펀드를 선택해 투자함으로써 자산비중을 조절할 수 있다.
자녀들의 미래자금 마련을 위해 인기를 끌고 있는 어린이펀드도 맞춤형 펀드의 대표상품격이다.
자녀의 학자금 마련, 조기 경제교육, 자녀에 대한 증여 등의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와 낮은 보수도 장점이다.
특히 자산운용사와 펀드판매사들은 보수의 일정 부분을 기금으로 적립해 어린이 경제캠프 개최하거나 어린이용 자산운용보고서 발행 등 경제교육에 관련된 사업에 나서고 있어 투자자들은 일거양득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우리CS자산운용의 `쥬니어네이버적립주식`은 어린이 상해보험 서비스 제공하고, 어린이 교육 컨텐츠와 각종 금융교육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캥거루적립식주식`도 일반펀드 대비 저렴한 펀드보수를 적용한다. 특히 판매 및 운용보수의 일부로 기금 조성해 어린이를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지원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밖에 가입자들에게 주요 투자기업 생산시설 방문의 기회도 제공한다.
장정명 우리CS자산운용 팀장은 "최근 부모들이 자녀가 어릴적부터 어린이펀드에 가입해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자녀가 어릴적부터 어린이펀드에 가입해 꾸준히 적립해 주면, 경제교육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커가면서 필요한 시기에 유용하게 자금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린이펀드를 자녀 명의로 가입하면 증여세 공제 혜택이 있다. 가입 후 10년 동안 1500만원(19세 이하), 20세 이후에는 3000만원까지 증여세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단, 펀드로 증여세 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가입 뒤 3개월 내에 세무서에 가족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