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sion reform)"심플 이즈 베터(Simple is better)"
by하수정 기자
2008.01.16 13:00:00
[기획특집] 공무원연금 깨야 산다 <3부> 유럽은 연금 전쟁 중
(edaily인터뷰)에드워드 화이트하우스 OECD 수석연구원
"스웨덴 모델 너무 복잡..단순한 뉴질랜드 모델이 더 좋아"
"한국 연금사각지대 문제..국민연금-공무원연금 통합이 바람직"
[파리=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스웨덴이 모범적인 연금제도를 가지고 있다구요? 아닙니다. 굉장히 잘못된 길로 가고 있습니다. 연금제도는 단순한 것이 더 좋은 것입니다."
프랑스 파리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만난 연금전문가 에드워드 화이트하우스(Edward Whitehouse) 수석 연구원은 우리의 상식을 뒤집었다.
유럽 최강 복지국가이자 안정적인 연금제도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스웨덴에 대해 "연금제도가 너무 복잡하다"며 "개인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제도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화이트하우스 연구원은 "심플 이즈 베터(Simple is better)"라는 말을 여러번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여러개로 분리 운영되고 있는 특수직역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화이트하우스 연구원은 OECD 회원국들의 경제상황과 복지제도, 연금제도를 꿰뚫어 보고 있었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60년, 70년대에 연금제도가 확대됐는데 한국은 국민연금 도입이 많이 늦은 편"이라며 "앞으로 연금 시스템이 성숙되고 고령화 추세가 빨라지면서 재정 지출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한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연금 보장 대상이 적고 그만큼 사각지대가 넓다"면서 "노인들이 충분히 연금 가입 기간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노인을 부양하는 가족 풍토가 급속히 해체되고 있어 노인 빈곤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단행한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연금 재정이 고갈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민감하게 대처한 것은 현명한 것"이라면서도 "작은 진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올해부터 도입되는 한국의 기초노령연금은 국민연금가입자 평균소득의 5%를 지급한다. 아일랜드의 기초연금 소득대체율 30%, 뉴질랜드 40%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와함께 화이트하우스는 공무원 연금제도에 대해 크게 세가지 형태를 소개했다.
우선 ▲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이 통합된 형태다. 과거 공산주의 국가들은 아예 연금제도 자체가 나눠져 있지 않고 덴마크와 핀란드, 네덜란드 등도 별개의 공무원연금 제도가 있더라도 급여수준은 일반과 똑같고 운영주체만 다르다.
둘째로 ▲ 공무원도 일반 연금에 가입하되, 별도의 추가 연금제도(Top-Up형)를 더 갖고 있는 구조다. 캐나다와 스페인, 일본, 미국, 노르웨이, 스위스 등이 채택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경우 공무원연금 제도를 아예 폐지했다. 공무원도 일반 국민들과 같이 기초연금을 받게 되며, 대신 각 부처에서 별도의 연금을 운영할지 여부를 결정하고 추가 연금이 없다면 개인이 각자 알아서 민간 개인연금을 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 한국과 그리스, 프랑스, 터키와 같이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완전히 별개로 운영하고 있는 형태다.
화이트하우스는 "여러 국가들의 연금제도를 연구해본 결과 공무원연금과 일반 연금 통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며 "민간 근로자와 공공부문 근로자와의 형평성과 효율성 뿐 아니라 영역 이동성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영국의 경우 공공에서 민간으로 직장을 옮긴다고 했을때 기존에 적립했던 공무원 연금의 상당 부분을 잃게 된다"며 "이 같은 제도 하에서는 연금 자체가 민간과 공공간 교류에 장애물이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적으로 연금을 통합하는 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민간과 공공간 급여는 조화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영역간 이동을 저해하는 요인도 없애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단순한 형태의 뉴질랜드의 연금제도가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기초연금 단 하나의 형태인 뉴질랜드 연금제도가 최선은 아닐지라도 복잡한 다층체계보다 더 낫다는 것이다.
화이트하우스는 "뉴질랜드의 기초연금은 최소한 개인이 얼마나 연금을 부으면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모자라는 부분에 대해 얼마나 저축을 해야하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일해야 노후가 보장되는지에 대해 명확히 알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웨덴의 경우 직장가입자 직역연금만해도 확정기여형, 확정급여형으로 나눠져있고 명목계정 제도, 강제민간연금 등 전문가들이 봐도 모두 파악하지 못할 정도"라며 "연금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복잡한 체계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취재지원 = 한국언론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