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이란발 유가 상승세에도 추가 증산 중단 유지(종합)
by김윤지 기자
2026.02.02 07:20:20
국제유가 6개월만에 최고치에도
‘1분기 증산 중단’ 기존 방침 유지
이란 긴장 고조 등에 신중 모드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란을 둘러싼 긴장 고조로 인한 유가 상승세에도 석유 수출국 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오는 3월까지 원유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성명을 통해 이날 화상회의에서 지난해 11월 합의했던 추가 증산 중단 조치를 다시 확인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오는 4월 이후의 대응 방안은 3월 1일로 예정된 다음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분석가는 “진짜 핵심은 OPEC+가 2분기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OPEC+는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그대로 올려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렌트유 선물이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는 등 최근 국제유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핵 합의 협상을 촉구하며 군사 공격 가능성까지 경고한 영향이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유가에 배럴당 3~4달러 수준의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주요 산유국들은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될 때 대체로 신중하게 대응하는 경향이 있으며, 실제 공급 변화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행동을 보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핵심 회원국들은 아직 남아있는 잔여 증산량 120만 배럴에 대한 복원 의지를 보여준 바 있다. 최근 증산 중단 이전에 OPEC+는 2023년 이후 중단했던 하루 385만 배럴 중 약 3분의 2를 복원하기로 공식 합의했으며, 약 120만 배럴은 아직 재개되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추가 증산이 가능한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수요 증가가 둔화되는 반면 미국, 브라질, 캐나다, 가이아나 등 비OPEC 국가들의 공급이 계속 늘어나면서 세계 원유 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은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OPEC+가 오히려 감산에 나서야 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세계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한 의도로 생산을 빠르게 늘렸던 OPEC+ 8개국은 지난해 11월 계절적 연료 수요 둔화를 이유로 올해 1분기 동안 추가 증산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올 들어 유가는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란의 혼란, 동맹국인 카자흐스탄의 공급 차질, OPEC 회원국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세계 최대급 유전 중 하나인 카자흐스탄 텡기즈 유전은 지난 1월 18일 화재와 정전 사고 이후 복구가 진행 중이지만, 2월 초까지도 정상 생산 능력의 절반에 못 미칠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입장에서 증산은 양날의 검이 돼왔다. 생산 확대는 2025년 사우디 경제가 최근 3년 중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기여했지만, 지난해 유가가 18% 급락하면서 사우디는 대형 국책 프로젝트 지출을 줄이고 재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른 자금 조달 수단을 모색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