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차세대 패키징으로 HBM 리더십 지킬 것”

by김응열 기자
2024.08.05 10:45:53

이규제 SK하이닉스 PKG제품개발 담당 부사장 뉴스룸 인터뷰
“하이브리드 본딩 등 패키징 기술 확보해 고객 솔루션 제공”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리더십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규제 SK하이닉스 PKG제품개발 담당 부사장. (사진=SK하이닉스)
이규제 SK하이닉스 PKG제품개발 담당 부사장은 5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HBM은 표준 규격에 따라 제품 두께는 유지하면서도 성능과 용량을 높이기 위한 칩 고단 적층의 방편으로 최근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패키징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며 “방열 성능이 우수한 기존 어드밴스드 MR-MUF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한편 새로운 기술들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 개발한 3세대 HBM2E에 처음으로 MR-MUF 기술을 적용했다. MR-MUF는 칩과 칩 사이에 액체 형태 보호재를 주입해 굳히는 방식의 공정이다.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과 비교해 대량 생산에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이다.

이 부사장은 “HBM3 12단 제품부터는 기존보다 칩의 적층을 늘렸기 때문에 방열 성능을 더욱 강화해야 했다”며 “기존 MR-MUF 방식으로는 HBM3 12단 제품의 더 얇아진 칩들이 휘어지는 현상을 다루기 쉽지 않았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어드밴스드 MR-MUF는 기존 칩보다 40% 얇은 칩을 휘어지는 현상 없이 적층할 수 있는 칩 제어 기술을 적용했고 신규 보호재로 방열 특성까지 강화했다.



SK하이닉스는 어드밴스드 MR-MUF를 통해 지난해 세계 최초 12단 HBM3 개발·양산에 성공했다. 지난 3월에는 HBM3E 양산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양산할 HBM3E 12단 제품에도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한다.

이 부사장은 “MR-MUF가 고단 적층은 구현하기 어렵다는 소문이 있었던 만큼 MR-MUF가 고단 적층에도 최적의 기술이라는 사실을 고객과 소통하는 데에 힘을 쏟았다”며 “그 결과 고객 신뢰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HBM 패키징 경쟁력을 높여 시장 1위 지위 확보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6월 회사의 HBM 핵심 기술진과 함께 SK그룹 최고 영예인 ‘2024 SUPEX추구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차세대 HBM 제품에선 어드밴스드 MR-MUF와 하이브리드 본딩 방식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을 수직으로 쌓을 때 칩과 칩 사이 범프 없이 직접 접합시키는 기술이다. 칩 전체 두께가 얇아지기 때문에 고단 적층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16단 이상 HBM 제품부터 하이브리드 본딩이 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우리 회사가 HBM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품질과 양산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패키징 개발 조직에서도 고객과 이해관계자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제품 특성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