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대가 지급 제도화한다…문체부, 미술 표준계약서 개정
by김미경 기자
2022.02.18 10:15:55
문체부 고시 개정, 2월 18일부터 시행
미술 분야 공동창작자 간의 권리 보호 강화
미술관·화랑·작가 대상 활용실태 조사
표준계약서 11종 → 12종으로 확대
NFT 미술품 등 관리 유의 부분도 표시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부가 미술 분야 공동창작자 간의 권리 보호를 강화하고, 창작자의 전시 참여에 대한 대가 지급을 제도화한 미술 분야 표준계약서(개정)를 마련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인 고용보험 시행, 창작대가제도 개선 요구 등 미술계의 계약환경 변화를 반영한 ‘미술 분야 표준계약서’ 고시 개정안을 마련하고, 1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2019년 3월 ‘미술진흥중장기계획’(2018~2022)을 바탕으로 미술품 판매 위탁, 매매 등 거래 관련, 전시, 전속계약, 대관 등 미술분야 표준계약서 11종을 마련하고 고시한 바 있다. 그러나 2020년 12월 도입된 예술인 고용보험의 표준계약서 적용,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전시 확대, 창작대가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 등 표준계약서를 둘러싼 계약 환경이 변함에 따라 현장에 맞도록 표준계약서를 개정했다.
|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에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는 모습(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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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을 위해 2021년 상반기에 미술관, 화랑, 작가를 대상으로 표준계약서 활용 실태를 조사하고, 미술계 분야별 전문가 집단면접(FGI)과 공개토론회(2021년 11월10일) 등의 현장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미술계에서 ‘콜렉티브’, ‘팀’으로 불리던 창작공동체의 공동창작 시 발생하는 창작행위 및 행위로부터 파생되는 미술품과 전시에 대한 권리관계를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는 ‘공동창작 표준계약서’ 1종을 추가했다. 다른 미술 분야 표준계약서가 미술품의 거래, 전시 등에서 창작자와 유통업자, 전시기획자, 모델 등 다른 직군과의 계약관계를 상정했다면, 공동창작 표준계약서는 이와 달리 창작자 간의 계약서 작성 표준안이다.
또한 미술 분야 표준계약서 작성 시 활용할 수 있도록 ‘미술 창작대가’ 제도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미술 창작대가’는 미술관 등에서 ‘작가비’, ‘참여비’, ‘초대전 참여비’ 등 다양하게 사용하던 ‘창작대가’의 개념과 용어를 통일해 계약당사자가 어떤 명목으로 대가를 지급하거나 받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창작대가는 전시 참여에 대한 ‘참여비’와 기획, 구상, 창작 등 투입되는 행위에 대한 ‘창작사례비’로 구분하고, 이를 산정하기 위한 참고기준을 제시해 ‘미술 창작대가 지급기준’으로 정리했다.
문체부는 “앞으로 지급항목과 대가 산정기준을 통해 표준계약서가 창작자와 전시기관이 정당한 보수를 협의할 수 있는 표준 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전에 고시한 11종도 개정했다. 기존 11종 계약서 명칭은 작가, 미술관 등 주요 사용대상을 규정했으나, 같은 계약 소요가 있는 비영리전시공간, 화랑 등에서 계약서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판매, 전시 등 계약서의 용도와 유형에 따라 계약서 명칭을 포괄적으로 수정해 다양한 주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비대면 미술작품 유통과 전시가 활성화됨에 따라, 작가와 화랑, 전시기관이 온라인 전시에서 계약 고려사항을 검토할 수 있도록 ‘온라인 전시 부속합의서’를 추가했다. 대체불가능토큰(NFT) 미술품 등 디지털 미술작품을 생성하고 관리 시 유의할 부분을 계약서로 표시해 작가와 유통, 전시기관의 권리 보호도 고려했다. 예술인 고용보험 적용을 위한 규정, 성희롱 피해구제조치 확대를 위한 규정 등 정책환경 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조항도 추가했다.
문체부는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문체부 누리집을 통해 3월 중 새롭게 정비된 표준계약서와 표준계약서 해설서를 배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장과 온라인 교육 등도 이어간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미술 분야 표준계약서를 새롭게 정비해 공정한 계약문화가 조성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미술계 구성원이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