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이어 도발하는 中…왕이 "고위급 만남, 美진정성 있어야"(종합)

by신정은 기자
2021.07.04 16:35:15

시진핑, 공산당 100주년 미국과 대결 선언
왕이 "미, 北에 가한 군사적 위협 반성해야"
美, 中핵개발 확대 우려…인신매매 지적도
미·중 갈등…위안화 6.5위안대 오를지 관심

사진=외교부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이 미국에 대해 날 선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미국을 겨냥해 “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한 데 이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미국의 진정성이 있어야 고위급 만남이 성사될 수 있다고 밀어붙였다.

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칭화대에서 열린 제9차 세계평화포럼에 참석해 미·중 간 고위급 접촉이 올해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당연히 대화 재개를 원한다”며 “그러나 이는 미국이 진정성을 갖고 있느냐에 달렸다”고 답했다.

왕 부장의 발언은 지난 1일 시 주석이 공산당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외부 세력이 중국을 괴롭히면 “반드시 14억여 명의 중국 인민이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 앞에 머리를 부딪쳐 피 흘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후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왕 부장은 또한 “미국은 수십 년 동안 북한에 가한 위협과 압박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 핵 문제는 최근 30년 동안 질질 끌면서 우여곡절을 반복했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이 기본 원칙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병행하는 게 올바른 길이다”고 말했다.

미국은 시 주석에 발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중국의 ‘핵 굴기’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을 상대로 “불안정한 군비 경쟁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워싱턴포스트는(WP) 최근 중국이 서부 사막 지역에 119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격납고를 건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2021년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에서 100만 명 이상의 소수민족을 구금하고 강제노동을 부과했다며 중국을 최하위 등급 국가로 분류했다.

이처럼 미·중 간 갈등이 악화하자 위안화가 다시 6.5위안대로 돌아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일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을 전장대비 0.005% 상승한(위안화 가치 하락) 달러 당 6.4712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달 29일 이후 사흘째 하락했다. 역내 시장에서 달러·위안화 환율은 지난 2일 기준 6.4845위안으로 전날보다 0.32%나 상승했다.

위안화 환율은 델타 변이 바이스러스 확산에 대한 경계감으로 달러지수가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중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데다 미·중 간 갈등이 심화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9년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일 당시 위안화 환율이 ‘포치’(破七·달러당 환율 7위안 돌파)를 기록했고 지난해 5월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 이후에도 위안화는 달러당 7위안대에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