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등판, 이제 눈길은 홍준표…전대서 빅매치 성사될까

by김미영 기자
2019.01.13 17:11:37

황교안, 15일 한국당 입당…룰 확정 이후 전대 움직임 본격화할 듯
김태호 vs 오세훈 ‘양강구도’ 깨져…홍준표 등판시 ‘황 vs 홍’ 전면전
황교안 출마에 단일지도체제 유지되면…군소 후보들 불출마 가능성

오는 15일 한국당에 입당키로 한 황교안 전 총리(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박근혜정부의 ‘황태자’로 불렸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에 전격 입당키로 하면서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판세가 요동치는 형국이다. 황 전 총리는 입당 후 잠시 숨을 고른 뒤 당 대표선거의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관심은 장외에서 뛰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의 출마 여부에 쏠린다.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황 전 총리, 직전 대선주자로서 ‘재수’ 행보 중인 홍 전 대표 간에 대표직 자리를 둘러싼 빅매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황 전 총리는 오는 15일 공식 입당식을 갖는다. 이어 17일 당 전국위원회에서 지도체제 등 전대 룰이 확정된 이후엔 당대표 출마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황 전 총리와 가까운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13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조금 늦게 결단해 애를 태운 측면이 있지만, 전당대회 출마도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진영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니 의원들이 계파색에 관계없이 많이들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전 총리가 전대에 등판하면 박근혜정부 내각에서 호흡을 맞췄던 유기준 정종섭 추경호 송언석 의원 등은 물론, 친박색채가 짙은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지원사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만큼, 당 밖에선 우파 기독교 인사들의 지지도 더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황 전 총리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당권주자인 심재철 의원은 “박근혜 정권의 최대수혜자로서 박 전 대통령이 공격당하고 탄핵소추 당할 때 어디서 뭘 했나” “당 지지율이 회복에 접어드니 무혈입성해 보스가 되려 한단 따가운 시선은 느껴지지 않나”라고 공개 비난했다. 다른 당권주자 측은 “이제와서 뜬금없이 뛰어들다니 황당하다”고 했고, 또다른 주자 측도 “기회주의자”라고 깎아내렸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박근혜 국정농단의 실질적 책임있는 종범 수준”이라면서 ‘처절한 반성과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어찌됐든 황 전 총리의 등판으로 지금까지의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간 ‘양강구도’ 판세는 깨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친박계와 가까운 김태호 전 지사는 황 전 총리와 지지층이 겹쳐 직접 영향권에 들게 됐다. 김 전 지사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황 전 총리의 결정이 어떤 파장으로 이어질지 우려도 있는 것 같지만, 일단은 앞서 나가는 분이 결단을 내려 준 데에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황 전 총리가 나오면서 모두 다 불러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본인의 전대 출마 여부엔 “아직 결정을 내린 건 없다. 다음주 정도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황 전 총리 출마로 이번 전대가 계파 대결로 이어진다면 현재로선 친박계의 황 전 총리와 비박계를 대표할 오 전 시장의 구도로 짜여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남은 주요 변수는 홍 전 대표다. 홍 전 대표는 유튜브 방송인 홍카콜라TV를 진행하고, 싱크탱크인 프리덤코리아를 출범시키는 등 최근 당밖 활동에 집중해왔다. 오는 30일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를 여는 즈음엔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등판을 결정한다면 전대 구도는 다시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의 대결로 재편될 수 있다.

황 전 총리라는 거물급 인사 등판에 지도체제 방식까지 결정되면 십여 명에 달했던 전대 후보군도 다소 추려질 것이란 게 한국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재처럼 대표에 권한이 집중되는 단일 지도체제를 유지해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한다면 대표선거에 승산이 없는 이들이 뜻을 접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반대로 대표와 최고위원선거를 함께 치러 득표순대로 뽑는 집단 지도체제로 바뀐다면 후보 난립의 방지턱은 낮아지게 된다. 다만 황 전 총리 등 유력 주자들이 단일 지도체제를 선호하고 있는데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수 조사 결과에서도 ‘단일 지도체제 유지’ 의견이 우세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단일 지도체제를 유지하면서 대표 권한을 조금 약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지 않겠나”라며 “다선 의원이거나 정치적 체급이 있는 인사들은 대표선거 아닌 최고위원선거로 눈을 낮추기보단 출마를 포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