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력해진 해병대…2020년 대규모 상륙작전 독자 수행
by김관용 기자
2017.01.15 13:55:35
제2의 독도함 등 신형 상륙함 추가 도입
상륙기동헬기 28대 전력화, 해병대 항공단 창설
해병대 독자 상륙작전 능력, 대대급→여단급
3000여 상륙군, 한번에 적 후방 침투 목표물 확보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국 해병대가 상륙함 추가 확보와 헬기부대 창설 등으로 2020년부터 여단급 상륙작전을 전개할 수 있게 된다. 미군 도움없이는 대대급 상륙작전 밖에 할 수 없었던 우리 해병대가 대규모 작전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15일 ‘2016 국방백서’와 군 당국에 따르면 해병대가 2020년 이후부터 여단급 상륙작전이 가능한 구조로 거듭난다. ‘제2의 독도함’과 상륙기동헬기 도입 등으로 상륙작전 전력이 보강된데 따른 것이다. 여단급은 병력 3000여명과 이를 지원하는 이동수단, 화력, 군수 조직 등을 모두 갖추고 있어 단독 전투 수행이 가능한 부대 규모로 평가된다.
국군조직법에서 규정하고 있듯 해병대는 상륙군이다. 해상으로 이동해 적 해안에 기습 상륙하는게 주임무다. 6·25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은 해병대의 군사적 가치를 증명한 사례다.
상륙작전은 해병대를 태우고 적진 후방에 침투하는 상륙함(LST)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미 우리 해군은 해병대 상륙작전을 지원하는 독도함(LPH) 1척을 보유하고 있다. 700여명의 상륙군과 전차 6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7대, 야포 3문, 헬기 12대, 상륙주정 2대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는 대형 상륙함이다. 이같은 수준의 독도함 2번함을 현재 한진중공업(097230)이 건조 중으로 2020년 전력화 예정이다.
또 신형 상륙함(LST-2) 4대도 2020년까지 실전배치된다. ‘천왕봉함’은 이미 해군이 운용하고 있으며 3번함인 ‘일출봉함’도 지난 해 진수됐다. LST-2급 상륙함은 독도함보다 규모는 작지만 300여명의 상륙군과 상륙기동헬기, 상륙주정, 상륙돌격장갑차, 전차 등을 동시에 탑재할 수 있다.
상륙함에서 병력을 태우고 신속히 적진으로 이동하려면 상륙헬기도 필수다. 해병대는 올해부터 ‘수리온’을 개조한 상륙기동헬기 28대를 전력화 한다. 해병대가 헬기를 갖는건 1973년 해병대 항공대 해체 이후 44년만이다. 2019년 2개의 상륙기동헬기 대대를 만들고 여기에 1개의 공격헬기대대를 더한 해병대 항공단이 2020년 창설될 예정이다.
| 2016 코브라골드 다국적군 연합훈련에서 한국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가 연막탄을 뿜어내며 해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해병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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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해병대가 여단급 상륙작전을 독자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은 명실상부한 세계 2위의 해병대 전력를 갖게 됐다는 의미다. 이미 우리 해병대 병력 규모는 미국 다음으로 많은 2만9000여명 수준이다. 미국 해병대는 사단 3개 규모에 전투기까지 보유하고 있는 20만 대군이다.
한국 해병대는 1·2사단, 6·9여단, 교육훈련단, 군수지원단, 연평부대 등으로 구성된다. 러시아가 3개 여단, 중국이 2개 여단인점을 감안하면 큰 규모다.
하지만 한국 해병대는 상륙작전을 위한 자산 부족으로 저평가 돼 왔던게 사실이다. 항공모함까지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은 상륙함만 각각 19대 및 50대나 갖고 있다. 우리 군은 현재 10여척의 상륙함 밖에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독도함’ 2번함과 차기 상륙함 4척이 모두 전력화 하면 3000여명의 상륙군 병력을 한 번에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여기에는 70여대의 상륙돌격장갑차(KAAV)와 40여대의 전차, 40여대의 기동헬기, K-9 및 K-55 자주포가 함께한다. 또 적 해안에 상륙해 적진에서 최대 15일까지 작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군수지원까지 포함된다.
해병대는 지난 해 보병 전력 3000명을 ‘신속기동부대’로 편성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신속기동부대와 상륙돌격장갑차 대대, 전차대대, 자주포, 헬기, 군수지원 조직 등이 함께해 여단급 상륙작전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 해병대원을 태운 상륙돌격장갑차(KAAV)가 천왕봉함을 빠져나와 적이 점령하고 있는 해안가로 이동하는 초수평선 작전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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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상륙함 확보와 상륙기동헬기 전력화는 우리 해병대의 ‘초수평선 상륙작전’을 가능케한다. 초수평선 상륙작전은 상륙함이 직접 해안에 접근해 병력과 장비를 내려놓는 기존의 개념과는 다르게 적의 사정권에서 벗어나 수평선 너머에서 시작하는 상륙작전이다.
적 미사일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륙함은 먼 바다에 있고 헬기와 상륙돌격장갑차, 상륙단정 등이 병력과 물자를 실어 해안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륙함에 물이 차오르는 갑판을 의미하는 ‘웰도크’(Well Dock) 시설이 있어야 한다. 배를 살짝 가라앉혀 배 안에 물을 채워 상륙정이나 상륙돌격장갑차 등이 쉽게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추가 확보하는 모든 상륙함은 웰도크를 장착할 예정이다.
해군 관계자는 “기존 상륙함인 LST-1 대비 LST-2는 2배 이상 탑재 능력이 증대됐고 속도 역시 빨라졌다”면서 “공중과 원거리에서의 입체적인 상륙작전을 가능케 해 우리 군의 단독 상륙작전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