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비콘' 상거래 상륙..230조 시장 바꾼다
by김현아 기자
2014.06.02 10:30:00
SK플래닛, SK텔레콤과 8만개 매장에서 ''시럽'' 서비스
한국과 미국 동시 공략..6월 초 미국서 베타서비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페이팔, 애플에 이어 국내에서도 ‘비콘(Beacon)’을 이용한 스마트한 상거래가 시작된다. 비콘은 근거리 위치 인식기술을 적용한 무선센서로, 매장 내에 비콘이 설치된 곳을 지나가기만 해도 데이터 전달이 가능하며 실내에서 위치파악 범위가 넓고 정교해 이동 방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 SK텔레콤(017670)이 만든 페블 비콘. 작은 조약돌 형태, 옷가게/음식점 등 소규모 환경에 최적화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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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페이팔에 이어 애플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 상용화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SK플래닛(사장 서진우)은 비콘 등 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오프라인 상거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넥스트 커머스(NEXT Commerce)’를 2일 론칭했다.
이 회사는 이날 나인트리컨벤션 광화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스마트월렛(모바일 전자지갑)’을 발전시킨 새로운 통합 커머스 브랜드 ‘시럽(syrup)’을 선보였다.
‘시럽’은 고객의 일상생활에 시럽을 더해 보다 풍요로운 커머스 라이프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앞으로 스마트월렛은 ‘시럽’으로 OK캐쉬백과 기프티콘 역시 ‘OK캐쉬백 by 시럽’, ‘시럽 기프티콘(syrup gifticon)’으로 이름이 바뀐다.
제휴가맹점 대상으로 제공되는 마케팅 플랫폼인 ‘시럽 스토어(syrup store)’도 새롭게 선보인다.
시럽은 고객 위치기반으로 쿠폰과 기프티콘을 보내줘 알뜰 쇼핑을 가능하게 한다.
주말 소풍준비를 위해 장보기에 나선 허알뜰(34)씨는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스마트폰으로 날아온 오늘의 이벤트상품 쿠폰에 기분이 좋아졌다
모바일 지갑 ‘시럽’이 가는 곳 마다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카드를 제일 먼저 보여주고 할인쿠폰도 빼놓지 않고 알려줬다. 쇼핑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순간 친구가생일 선물로 보내준 ‘기프티콘’의 교환 매장이 근처에 있음을 ‘시럽’이 알려줬다.
판교에서 작은 초콜릿 음료매장을 운영하는 이달콤(36)씨는 개업 1주년을 맞아 단골 고객들을 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시럽 스토어’에서 멤버십 보유 고객들의 방문 기록을 확인해 일주일 평균 3회 이상 방문한 고객을 성별, 연령별로 구분한 뒤 20대 여성분들에겐 방문시 50% 할인 쿠폰을, 30대 남성에겐 사이즈 업그레이드 쿠폰, 40대에겐 1+1 쿠폰을 선택해 클릭 몇 번만으로 발송을 끝냈다.
시럽에는 지오펜싱(Geo-fencing)이라는 GPS기반 가상 반경 설정기술과 비콘으로 대표되는 블루투스 4.0이 쓰였다.
SK플래닛은 지오펜싱을 이용해 가상으로 서울/경기/광역시 핵심상권 80개 권역을 설정했다. 앞으로 전국 200여개 권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블루투스 4.0(BLE, Bluetooth Low Energy)라고 하는 비콘을 사용해 최소 5cm 까지 정교한 위치측정을 가능하게 했다. 이 기술은 근거리통신망 기술(NFC)이 최대 10cm 거리에서의 통신을 제공하는 반면, 최대 50m 까지 통신을 제공한다.
SK플래닛은 이날 커피전문점 ‘ZOO’부터 비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8만 개 가맹점으로 늘릴 예정이다. SK텔레콤 고객이 아니어도 시럽을 앱으로 다운받으면 사용가능하다.
서진우 사장은 “모바일에 의해 소비자의 커머스 활동은 더욱 스마트하게 진화하고 있으며 기존의 일방적인 방식으로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게 됐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커머스의 경계가 모바일 기반의 연계를 통해 점차 허물어지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을 다시 주목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은 약 230조 규모로 SK플래닛은 전국 170여만 개에 달하는 매장들을 잠재적 파트너로 삼고 모바일 기술을 통한 오프라인 커머스의 혁신을 이뤄내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플래닛은 3700만 회원, 5만여 가맹점의 국내 최대 제휴 서비스 OK캐쉬백과 1200만 회원 및 400여 개 브랜드의 제휴 멤버십을 보유한 스마트월렛, 연내 모바일 거래액 1조원 돌파를 앞둔 11번가 등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서진우 사장은 “아마존이 온라인 커머스의 혁신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 것처럼, SK플래닛은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모바일 혁신을 통해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넥스트 커머스’의 글로벌 리더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SK 플래닛은 미국에서도 ‘넥스트 커머스’를 동시에 추진한다. 6월 초부터 캘리포니아 버클리 도심 지역에서 미국 내 서비스에 대한 베타 테스트를 준비 중이다. 10월경 미국 내 상용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