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감탄한 고교생‥첫 高卒공채 700명 선발

by안승찬 기자
2012.05.09 11:31:41

사상 첫 고졸 공채..계획보다 100명 늘려 채용
2만여명 응시.."20%는 대졸자보다 더 뛰어나" 감탄
"학력보다 능력 중심 사회 되는 계기 되길"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습니다. 고졸자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고, 20% 정도는 대졸자 이상의 잠재력을 발견했습니다. 깜짝 놀랄 정도였죠."

삼성그룹의 첫 그룹공채 과정에 참여한 원기찬 삼성전자(005930) 인사팀장(부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나 조직이 학력과 관계없이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 눈길을 주고 발굴하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반성을 많이 하게 된 기회였다"고 했다.

삼성그룹이 9일 사상 첫 고졸공채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올해 고졸 공채로 600명을 뽑을 계획이었지만, 예상보다 인재가 많아 100명을 더 뽑았다.

그간 삼성의 고졸 인력은 각 사업의 수요에 맞춰 수시로 충원했다. 공채 형식은 대졸자만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학력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올해부터 고졸 그룹 공채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이번 삼성 고졸 공채에는 총 2만여명이 응시했다. 필기와 면접시험을 거쳐 전국 290개 고등학교에서 합격자가 나왔다. 상고 420명, 공고 220명, 마이스터고 40명 등 전문계 고교에서 670명이 선발됐다. 인문계 고교 출신도 30명이 합격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를 제외한 지방 고교 출신이 360명으로 수도권 출신 340명 보다 조금 많았다. 직군별로는 사무직 410명, 소프트웨어직 150명, 엔지니어직 140명이다.

특히 이번에 선발한 소프트웨어 직군 고졸 인력은 대졸자보다 우수했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원 팀장은 "면접 때 삼성전자 연구원이 직접 테스트를 했는데, 당장 입사해서 실무에 쓸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뛰어나 연구원들도 놀랐다"며 "보배 같은 인력을 많이 발굴했다"고 말했다.

이번 채용에 참여한 한 면접위원은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꿋꿋이 극복하고 면접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인데, 어린 나이에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말에 크게 감동받았다"면서 "오히려 스스로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