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새 마늘값 96% 폭등..中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by김혜미 기자
2010.11.25 11:34:19

中, 과잉유동성에 몸살..내년 물가급등세 지속될 듯
정부, 물가잡기 총력..물가 통제·신용제한 등 발표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10%? 웃기는 소립니다. 파값은 지난해보다 두 배 올랐고, 식용유값은 올 여름 이후 25% 올랐습니다. 쌀값은 그보다 더합니다. 모든 게 어마어마하게 오르고 있는데 식품값이 10%밖에 안올랐다는 건 말도 안됩니다."

중국 정부가 지난 10월 한달간 식품 가격이 10.1% 올랐다고 발표한 데 대해 중국 시민들의 반응은 이랬다. 이번 달 열흘 동안 마늘값이 95.8% 올랐고, 생강값은 89.5% 상승했다. 바로 어제 5.03위안이었던 계란값은 하루 만에 5.16위안으로 올랐다. 임금이 올랐다고 해봐야 물가상승률을 뛰어넘기엔 한참 모자란다.

물가 폭등에 중국이 아우성치고 있다. 지난달 중국 내 소비자물가가 4.4% 상승하며 2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과잉 유동성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과 지급준비율 상향 등 긴축에 나서보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올해 중국 정부는 평균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3%로 잡았다. 그러나 지난 7월 이후 월간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3%를 넘어섰고, 마침내 지난 10월에는 4%도 돌파했다. 올들어 10개월간 평균 물가상승률이 3%를 기록하면서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초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중국 인플레이션·예금금리·위안화 변동(출처 : 로이터)
정부가 지난달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고, 올들어 다섯 차례 은행 지급준비율 상향 조치를 발표하는 등 긴축에 나서보지만 물가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스탠다드차타드와 UBS는 각각 내년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5.5%와 4.5%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도 최근 전망치를 3.6%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고속 성장을 위해 유동성 억제책을 늦춘 영향이 크다. 올들어 중국 은행들은 대출 속도를 조절하지 않았고 이번 달 대형은행들의 신규대출 규모는 6000억위안을 넘어설 것이란 보도가 전해졌다. 사실이라면 올해 신규대출 목표치인 7조5000억위안을 이미 달성한 셈이 된다.





이번 달 들어 중국 정부는 다각도로 물가 잡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 국무원이 생필품 가격 상한선 적용과 투기 단속 강화, 공급 확대 방안 등을 발표한 데 이어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지방 정부에 투기 단속 노력을 두 배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또 다롄·정저우 상품 거래소, 상하이선물 거래소는 농산물 및 금속 거래시 매매비용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신용 제한에도 나섰다. 24일 후샤오렌 부총재는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겠다면서 시중 금융기관에 올 연말까지 대출 속도와 규모를 잘 관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앞으로 2주 안에 열릴 중앙경제공작회의의 최우선 목표는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억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내년 국가정책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올해보다 낮은 경제성장률과 올해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목표치 설정이다. 수치상으로는 각각 8%와 4%대로 예상된다. 또 유동성 억제를 위해 내년 신규대출 규모는 6조~7조위안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용 통제로 자금 마련이 어려운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신주 발행이나 채권 발행 등을 통한 자금 마련이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과 지급준비율 상향 조치도 이어질 전망이다.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올 연말까지 중국 정부가 0.25%포인트의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데 이어 내년에도 추가 0.75%포인트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지급준비율 상향도 수차례 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