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종목·업종별 파장은

by김경인 기자
2003.12.16 11:02:52

[edaily 김경인기자] LG카드 채권단이 LG카드(032710)와 LG투자증권(005940) 동시매각을 추진키로 한 것에 대해, 16일 증권사들은 이같은 방침이 두 회사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LG카드 카드채 매입 가능성이 대두된 LG계열사에 또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출자전환 부담까지 생겨 여신회수가 더욱 불확실해진 채권은행들의 주가 역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LG카드 채권단은 전일 LG카드와 LG투자증권을 동시 매각할 방침을 구상중이라며 LG그룹에 양사에 대한 경영권 포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LG그룹 또한 채권단의 제안에 대해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또 7000억원 규모의 LG카드 유상증자 대신 LG전자, LG화학 등 계열사를 통해 카드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8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LG그룹은 계열사의 카드채 인수문제는 LG카드의 계열사 분리후에나 가능하다며 일단 결정을 미뤄둔 상태다. ◇LG카드·증권, 부담 가중 증권사들은 LG카드의 경우 출자전환으로 인한 주식가치 희석 부담이 크며, LG투자증권은 LG 대주주 지분 감자로 인해 LG카드 증자분 총액인수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진 것 평가했다. 다만, LG카드 소액주주에 대한 감자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LG카드의 대주주 지분에 대한 완전감자 후 1조원의 출자전환이 이뤄질 경우 소액주주에 대한 감자는 이뤄지지 않더라도 주식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다며 "더욱이 회계법인의 실사결과에 따라 소액주주에 대한 감자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LG투자증권은 LG카드 대주주지분의 완전감자가 예정된 상황에서 LG카드 3700만주 증자의 총액인수자로 나서게 돼, 최소 159억원(모든주주가 100% 청약시)에서 최고 1998억원(LG투자증권외 100% 실권할 경우)의 증자참여 부담을 안게됐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도 "LG그룹 관련 지분 감자후 출자전환을 실시하더라도 LG카드의 자본금이 총 1조5800만원에 이르러 미래 수익의 희석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 봤다. 다만 "신용카드 문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되고, 소액주주에 대한 감자를 실시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주가 급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은 일시적 채무조정만 필요할 경우 법적으로 소액주주에 대한 감자를 할 근거가 없는데다, 출자전환 이전에 감자를 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필요한 66.7%지분을 채권단이 확보하지 못해 주주들의 반발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LG계열사, `피할 수 없는 악재` LG카드 카드채 인수에 직면한 LG계열사들 역시 악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메리츠증권은 LG그룹내 화학계열사들이 LG카드를 지원할 경우 신뢰도 손상 가능성이 높다며 LG화학(051910)과 LG석유화학(012990)의 목표가를 각각 6만3000원, 3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회사가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되고 있어 일단 `매수`의견은 유지하나, 향후 추이에 따라 추가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은 "계열사의 세부적 지원규모는 알 수 없지만, 지원안이 현실화될 경우 지주회사 체제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부분 훼손될 것"이라며 "그동안은 우량 제조업체들이 금융회사에 출자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돼 왔지만, 지원안이 현실화되면 지배구조 투명성이 저하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역시 "LG그룹의 지배구조 문제가 부각되고, 계열사들의 현금흐름 악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될 것"이라며 LG석유화학가과 LG화학 주가에 단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향후 계열사들의 추가적인 지원이 부각될 가능성 또한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동양종금증권 또한 "LG전자(066570)가 LG카드를 지원한다는 언론보도가 사실일 경우 매우 부정적인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며 "LG전자의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채권은행, 지원부담 증가..충격은 제한적 LG카드 채권은행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증권은 "LG카드가 이미 2조원의 긴급지원 자금의 대부분을 사용함에 따라, 채권은행들이 추가적 긴급자금을 지원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며 LG카드 문제가 은행업에 잠재적으로 부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LG카드 여신에 대한 충당금 상향 조정이 예상되고, 출자전환이나 직접적 증자 참여 등 지원에 대한 채권자 부담이 증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들에 대한 공공서비스 리스크가 증가하고 LG카드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LG카드 여신비율이 높은 은행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은행업에 대한 `중립`의견을 유지했다. LG투자증권도 출자전환은 배당이익과 자본이득 등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손실의 확대"를 의미한다면서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의 BPS 감소율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했다. LG투자증권은 "LG카드 채권에 대한 손실률이 각각 20%, 50%인 경우 국민은행(060000)과 조흥은행(000010)의 BPS 감소율이 각각 -2.1% 및 -5.3%로 가장 높고, 신한지주가 각각 -2% 및 -5%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하나은행과 우리금융 대구은행도 손실률이 20%인 경우 BPS가 각각 1.7%, 1.6%, 1.5%씩 감소하게 되고, 손실률 50%인 경우 4.4%, 4%, 3.8%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LG증권은 다만 "은행들이 LG카드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견뎌낼 내성을 보유했고 LG카드 채권에서 오는 BPS 하락이 4~5%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 봤다. 미래에셋증권은 "채권단의 출자전환은 상생으로 문제를 푸는 것"이라며 "은행주에 부담은 줄 수 있으나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채권단 출자전환으로 금융시장 안정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카드 때문에 고통이 심한 은행에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또한 "LG카드의 월별 신규 발생하는 실질 연체여신 규모가 9월 1000억원, 10월 1200억원 수준으로 지난 3~4월 보다 크게 개선돼 신용카드 문제가 회복국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단의 채무조정이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삼성증권에 따르면 상장 등록 은행 가운데 LG카드에 대한 여신(exposure)은 3분기 기준으로 우리금융(053000)이 6970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는 국민은행 3950억원, 기업은행 2520억원, 외환은행이 1940억원, 하나은행이 1550억원, 조흥은행이 1200억원, 한미은행이 100억원, 신한지주 740억원, 부산은행 370억원 등의 순이다. 또 LG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1조885억원으로 가장 많고(유동성 지원 포함), 다음으로는 신한지주(조흥은행 포함) 6043억원, 우리금융 5774억원, 하나은행 2694억원, 조흥은행 2230억원, 대구은행 1091억원, 부산은행 367억원 등의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