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추락’ 네팔 포카라, 항공사고 빈번한 까닭은

by김미경 기자
2023.01.15 19:49:40

히말라야 산악 지대로 이착륙 까다로워
곡예하듯 비행, 변덕스러운 날씨 부담도
현지 허술한 장비 점검 등도 원인 지적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네팔에서 15일(현지시간) 72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한 가운데, 한국인 2명도 해당 여객기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사고가 난 네팔 예티항공 소속 항공기에 한국인 2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존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주네팔한국대사관 직원을 현지에 급파하고 본부 재외국민보호대책반을 가동했다.

외신 및 여행업계에 따르면, 한국인 2명 등 72명을 태운 여객기가 추락한 네팔은 히말라야 산악 지대에 자리 잡고 있어 과거부터 항공사고가 빈번한 나라로 꼽혀왔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네팔에서 비행 사고로 309명이 숨졌다.

아직 사고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공항 인근의 험한 산악 지형과 허술한 장비 점검 등이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예티 항공과 네팔 당국에 따르면 72명의 승객을 태운 네팔 예티 항공 소속 ATR72기가 추락했다. 해당 항공기 탑승 명단에는 한국인 2명도 있는 것을 전해졌다. 사진은 이날 추락한 항공기 잔해가 남아있는 네팔 포카라에서 구조요원들이 모여 있는 모습(사진=AFP/연합뉴스).
사고가 발생한 포카라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140㎞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휴양 도시다. 평소 현지 항공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착륙이 까다로운 곳으로 악명이 높다. 포카라의 위치는 안나푸르나 등 8000m급 히말라야 고봉에서 불과 수십㎞밖에 떨어지지 않은 고지대로, 이착륙 시 여러 높은 산 사이를 곡예하듯 비행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짙은 안개가 자주 끼는 등 변덕스러운 날씨도 항공기 운항에 부담을 주는 요소로 손꼽힌다.



사고 항공기인 네팔 예티항공 소속 ATR72기는 이날 오전 카트만두에서 이륙한 후 도착지 포카라 공항 인근에서 추락했다. 포카라는 올해 신국제공항을 완공했는데, 추락 지점은 구공항과 신공항 사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사고 후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들을 살펴보면 주거지역 위로 저고도로 비행하는 사고 여객기의 동체가 비스듬히 흔들리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진다. 추락한 여객기는 동강이 났고 일부는 산비탈에 다른 부분은 인근 협곡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 여객기가 쌍발 프로펠러를 장착했으며 제작된 지 15년됐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집계되지 않은 가운데 인도 언론인 뉴스18닷컴은 네팔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외신들은 현지 공항 인근의 험한 산악 지형과 함께 허술한 장비 점검 같은 안전 불감증도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로 네팔 항공기의 영공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네팔에서는 2018년에도 카트만두에서 방글라데시항공 소속 여객기가 착륙하다 사고를 일으켜 탑승객 71명 가운데 51명이 숨졌다. 1992년에도 파키스탄항공 여객기가 카트만두 인근에서 추락, 167명이 사망했으며, 로이터통신은 2000년 이후에만 309명이 네팔에서 비행기와 헬리콥터 사고로 숨졌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