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발목잡은 철강재 가격…하반기 가닥 잡히나

by남궁민관 기자
2019.05.06 16:46:57

철광석 급등 속 상반기 후판·강판 인상 난항
하반기에나 원하는 수준 인상 가능할 듯
철광석 값 안정화 더해지면 실적 개선도 기대

현대제철 후판.(이데일리DB)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올해 철광석 가격 급등에 따라 주요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위한 시도를 잇고 있지만, 전방업계 거센 반발로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에나 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를 비롯 철강제품 주요 수요처인 완성차, 조선업계가 1분기 실적을 잇따라 발표한 가운데 각 업계 별 상반기 철강제품 가격 인상여부에 대한 확연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통상 조선용 후판과 자동차용 강판 등 주요 철강제품들은 반기별로 가격을 결정하는만큼 5월에는 이미 올해 상반기 가격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각 업계 별로 처한 시황에 따라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어 철강업계의 가격 인상 시도는 하반기에나 실현될 전망이다.

당장 조선용 후판의 경우 주요 업체들의 설명은 여전한 온도차가 감지됐다. 현대제철(004020)은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후판의 원가 상승분 30달러 정도를 두고 조선사들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곧바로 현대중공업(009540)은 이달 2일 “현재 분위기를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은 지난해 말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명확히 다른 입장차를 드러냈다.



자동차강판 역시 업계간 대치 상황이 고스란히 전달되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같은 날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와 가격협상 현황과 관련 “30달러 인상 부분을 제시하고, 매주 만나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두고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상반기에는 철강업계가 부담을 감당하고 하반기 가격 인상이 가시화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는다. 포스코(005490)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 인상으로 반영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분기 손익은 1분기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5~6월 중국 경기부양책 효과가 반영되면 2분기 중반부터 마진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최근 철광석 가격을 봤을 때 올해 하반기에는 후판 가격이 인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상반기 가격 인상과는 다른 입장을 내비추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철강업계 실적도 2분기까지 부진한 모습을 잇다가 하반기 가격 인상 수준에 따라 개선의 여지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2029억원, 현대제철은 21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14%, 27.62% 감소한 부진한 성적이다. 2분기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오는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포스코는 1조1223억원(전년 동기 대비 10.38% 감소), 현대제철은 2832억원(24.6% 감소)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상반기 고공행진을 이었던 철광석 가격도 하반기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철광석 가격은 이달 2일 기준 톤(t)당 94.17달러로, 연초 대비 22.1달러 올라있다. 다만 주요 투자 및 원자재 관련 기관들은 하반기 철광석 가격이 80달러선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철강전문 분석기관 WSD는 하반기 철광석 평균 가격을 82달러로, 미국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이보다 낮은 75달러로 전망했다.